미국 백악관 당국자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지금은 확실히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잘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12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대북 대화 제안’이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날 새라 샌더스 대변인이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변함이 없다”는 성명을 낸 이유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12일 백악관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의 제안을 승인했는지’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전했다. 

하루 뒤, 이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그 정권이 그들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때까지 북한과의 모든 협상을 미뤄야 한다고 단합하여 주장해왔다”고 답변했다. 그는 “틸러슨 장관 스스로 말했듯, 더 이상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워싱턴 DC 소재 행사에 참석해 “틸러슨 장관이 언급한 것은 결국 전제조건이 없다는 것”이나 “우리는 대북 압력 완화를 고려하지 않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 대가를 줄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NHK>가 보도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장관이 새로운 정책을 만든 건 아니다. 우리 정책은 몇 달 동안 이 방안에서 우리가 얘기한 그 정책과 똑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도, “북한이 평화로운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믿을 수 있는 대화를 할 용의가 있을 때,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했다. 

전날 틸러슨 장관의 언급과 달리 ‘전제조건’이 다시 붙은 것이다.     
      
13일자 <뉴욕타임스(NYT)>는 ‘몇몇 사람들’을 인용해 “백악관 당국자들이 틸러슨 장관의 유화적인 톤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최대의 압박” 정책으로 결집시킨 후에, 동맹국들에 혼란을 일으킬까봐 두려워했다는 것. 

<로이터통신>은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북한과 기타 다른 이슈를 둘러싼 입장 차이로 계속 삐걱거렸다고 지적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에 틸러슨 장관을 축출할 계획까지 검토했다고 알렸다.   
 
외교가에는 내년 1월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임하고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후임자로 올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틸러슨 장관이 현직을 유지하느냐 여부가 ‘조건 없는 대북 대화’ 구상 현실화 여부와 직결된 것이다.

열쇠를 쥔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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