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유가족에 의해 KAL858기 사건 재수사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지난 1일 접수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폭파범 김현희에 관한 여러 논란만 있을 뿐 30년이 지난 오늘도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으로써, 또 국민 중 한 사람으로써 KAL 858항공기 사건에 관한 재수사를 요청합니다.”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피해자 가족에 의해 지난 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돼 눈길을 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페이스북 계정으로 국민청원을 접수한 이 청원자는 ‘유가족으로서’ 재수사를 요청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 청원자는 “현재 5회에 걸친 여러번의 재수사 속에서도 흐지부지 끝나는 조사 결과에 더불어 폭파범 김현희에 관한 여러 논란만 있을 뿐 30년이 지난 오늘도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은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해서라도 한 번 더 이 사건이 재조명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적었다.

2006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발전위)가 이 사건을 재조사했는가 하면, ‘KAL858기 가족회’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재조사를 신청했다 철회하는 등 몇 차례 재조사 시도가 이루어진 바 있다.

▲ KAL858기 사건 30주기를 맞아 'KAL858기 가족회'와 천주교인권위원회는 11월 2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토론회와 추모제를 진행했다. 이들은 김현희 씨를 토론회 발표자로 초청했지만 김 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러나 사건 30주기를 맞은 지난 11월 29일 “KAL858기 가족회는 다시 한 번 정부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 기관을 구성해 김현희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 등의 방법으로 진상을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보기]

또한 30주기를 맞아 △김현희 씨의 신분에 관한 의혹 해소를 위한 남북 공동조사, △87년 대선에 이 사건을 활용한 ‘무지개 공작’ 전면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 청원자는 “항공기 탑승 전원 사망이라는 안타까운 결과와 많은 희생자들, 대선 선거 및 북한의 소행과 관련된 많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현재 배포되고 있는 십여개의 교과서에는 실리지도 않았다”며 “유가족들만이 그 아픔을 안고가는듯한 모두가 잊어가는 현실이 느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유가족은 누군가의 가장,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자녀를 잃고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사는데 정작 폭파범은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 나오며 가정을 꾸리면서 살고있는 현실이 너무 부조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가적 차원에서의 추모 및 조사가 아닌, 한 TV프로그램에서만 30주기를 다루고 조사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재수사를 요청했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면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인 신성국 신부는 11일 전화통화에서 이번 청원에 대해 “가족회의 2세들이 부모의 몫을 이어받겠다고 발벗고 나선 것”이라며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등 진상규명에 새로운 흐름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김기춘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다가 구속된 것처럼 김현희도 그동안 잘 빠녀나갔는데 결국 김기춘 신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30주기 추모제에 김현희 씨를 초대했고, 만약 참석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은 국민 누구나 청원이나 제안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고, 한 달 내에 20만명 이상이 동의 댓글을 달 경우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답변을 주게 된다.

11일 오후 6만 1,500건이 등록될 정도로 접수가 폭주하고 있으며, ‘베스트 청원’은 26만여명이 참여한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이다.

지난 1일 게시된 ‘KAL 858항공기 공중폭파 사건에 대한 자세한 진실 규명 부탁드립니다’ 청원은 11일 오후 3시 56분 현재 199명이 참여해 아직 동의 댓글수는 미미한 편이다.

참여자들은 댓글을 통해 대부분 ‘동의합니다’라고 썼고, “동의합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수 없다”, “이 문제가 아직도 해결이 안됐다는게 개탄스럽고 해괴한일입니다. 청원합니다”, “(전략) 이번에는 김현희를 직접 조사해 주십시오”, “정확한 원인 규명으로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했으면 합니다” 등 다양한 의견이 게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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