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조선인 노동자들이 있었다."
"일본은 강제노동 역사 감추는 꼼수를 부리지 말라."
일본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군함도 등에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기록하라는 권고를 받아들이라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겨레하나,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총, 한국노총은 30일 오전 11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유네스코 권고사항인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제대로 기록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일본에 항의하는 전국 8,752명의 서명을 전달했으나 일본대사관은 끝까지 접수를 거부했다. 대사관 건물 입구를 경찰이 통제한 가운데 서명용지를 전달만 하겠다고 했으나 일본대사관 측은 아무 설명이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일본에서 군함도 강제징용 안내센터를 도쿄에 세운다고 한다. 1,200km 떨어진 곳에 세우겠다는데 언론에 보도된 대로 꼼수라는 생각밖에 안 떠오른다. 이런 일본의 태도는 유네스코 권고사항을 철저히 무시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교수는 얼마전 『일본의 메이지산업혁명유산과 강제노동』책자를 발간했다며, "시민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일본이 어떻게 온전한 역사를 기록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책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감시하고 활동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영선 민주노총 울산본부 통일위원장은 "일본은 단 한번도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다. 역사를 기억하고 바로 알리기 위해 전국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낼 때까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은 물론 관련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울산의 시민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영희 겨레하나 강제징용사죄배상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울산 겨레하나 회원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올라왔다. 남들은 기자회견 하는데 비행기까지 타야하느냐고 묻겠지만, 일본에 사죄하라고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비행기 타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나. 오늘 날씨가 무척 춥지만,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은 비교도 안될만큼 더 춥고 힘든 날씨에 고생하지 않았겠나. 다시 한번 끝까지 사죄배상 받을 것을 다짐해 본다"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군함도와 나가사키 조선소 야하타제철소 등에서 진행된 강제노동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서명용지와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일본대사관으로 향했으나, 일본대사관은 끝까지 이를 접수하지 않은 것이다.
"전국에서 노동자, 대학생, 청소년 등 많은 분들이 서명을 해주셨다. 오늘 기자회견은 이 분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함께 한 것이다. 일본대사관에서는 직원 1명이라도 내보내는,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태도만 봐도 일본이 이 문제를 얼마나 성의없이 대하는지 알 수 있다."
권순영 운영위원장은 앞으로 서명용지를 일본대사관에 발송하고, 유네스코에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2월 1일 일본이 제출하는 유네스코 보고서의 내용을 지켜보고, 향후 대응을 할 예정이다.
[기자회견문(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