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해군이 16일부터 동·서해에서 고강도 연합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대전지역의 단체들이 한미해상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전지역 89개 단체로 구성된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구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이하 적폐청산대전본부)는 17일 오후 2시에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평화를 바란다. 한미해상훈련 즉각 중단하고, 핵 항공모함은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17일 오후 2시에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해상훈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임재근 통일뉴스 객원기자]

이날 기자회견 취지발언에 나선 이영복 우리겨레하나되기대전충남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이번 한미연합 해상훈련에는 미국은 전략자산을 대거 동원하고, 한국 해군의 전력을 총동원하여 연례적인 훈련을 빌미로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밤 부산에서는 미해군이 한국 기관장들 250여명과 주한 미해군 창설 기념 파티와 연회를 열며 낮에는 전쟁판으로 우리 국민들을 협박하고 밤에는 술판으로 우리 국민들을 조롱했다”며, “치 떨리는 일이다”고 밝혔다.

최영민 대전평화여성회 공동대표는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날까봐 우려스럽다”며, “모든 총과 핵과 무기는 북이 아니라 우리 인류를 공멸에 빠트리는 무기기 될 것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최영민 대표는 “한국과 미국이 전쟁연습, 북에 대응하는 연습이라는 미명 아래 같은 동족을 죽이는 연습은 이 땅에서 일어나면 안 된다”며, “평화를 가로막는 어떠한 전쟁연습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대식 대전민중의힘 상임대표(민주노총대전본부 본부장)도 “지금 미국은 그들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트럼프는 전쟁게임을 즐기는 양, 게임기를 조작하듯이 한반도에 핵 잠수함과 핵 항공모함을 몰려들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이대식 본부장은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도 “강대국 미국편에 서서 같은 민족인 북한을 제제하고, 겁박하는 것으로 한반도 평화가 만들어졌다고 하면 그건 박근혜 정권의 정책 아니겠냐”며, “문재인 대통령은 패배주의에 빠질 것이 아니라 국민을 믿고, 민족의 이익을 우선하면서 한반도 평화의 동반자, 북과 손잡고 평화협정에 당당한 협상자로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센터장 박규용 목사. [사진-임재근 통일뉴스 객원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완전한 파괴’, ‘군사적 옵션 사용’을 거론하는 가운데 무력충돌을 유발하는 군사행동의 수위가 매우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한반도의 위험성은 과거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트럼프정부는 지금 당장 제재와 한미연합 전쟁연습 등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관계정상화, 평화협정 체결에 나서야 한다”며, “만약 한반도 전쟁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려 한다면 평화를 수호하고자 하는 전 국민의 촛불이 들불처럼 번져나갈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적폐청산대전본부는 한미해상훈련이 끝나는 20일까지 비상행동주간으로 정하고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동안 한미해상훈련 반대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대전시교육청네거리 일대에서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전쟁을 부르는 트럼프 방한은 용납할 수 없다”며, 오는 11월 8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방한을 막는 행동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한미연합해상훈련에 미국 측에서는 이지스 구축함, 미사일 순양함, 군수지원함, 핵 추진 잠수함 등으로 편성된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 항모강습단이 참가하고, 한국 해군은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수상함과 잠수함을 투입했다.

이번 훈련에 동원된 양국 함정은 40여 척에 이른다. 또한 미국 측에서는 FA-18 전폭기와 MH-60R 시호크 대잠헬기·AH-64E(아파치) 공격헬기, A-10 선더볼트 대전차 공격기 등을 참가시켰고, 한국 측에서는 P-3 해상초계기와 링스(Lynx)·AW-159(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 UH-60 헬기를 비롯한 공군의 F-15K 전투기를 투입했다.

이번 훈련에는 북한 지휘부 등 핵심시설 타격훈련, 대잠훈련 등 대규모 해상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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