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부가 주최하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한 2017 한반도국제포럼이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전환기 한반도 평화와 국제협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6차 북핵실험으로 동북아가 위기의 수렁에 빠진 가운데, 새로운 틀을 만드는 '판갈이'가 필요하다고 고경빈 평화재단 이사가 조언했다. 북미간 말싸움, 중국의 역할 부재, 일본의 대북강경론 등 대화 여건이 마땅치 않기에 '7.7선언'을 상기하고, 제3국 중재를 통한 대화해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일부가 주최하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한 2017 한반도국제포럼이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전환기 한반도 평화와 국제협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1섹션 '한반도 평화의 길'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발표자로 참석한 고경빈 이사는 "북한이 자진해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압박도 대화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의 방식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기 위한 입구도 출구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판을 갈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판갈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노태우 정부 당시인 1988년 발표된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7.7선언)에서 찾아야 한다고 고 이사는 제언했다. 남북한에 대한 주변국의 교차승인 제안이 현재 반쪽만 이뤄졌기 때문에 나머지 반을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북미, 북일 수교를 의미했다.

"동북아지역에 남은 냉전의 유산을 도려내는 수술이 반만 진행된 채 30년째 지냈다. 결국 수술이 완성되지 못해 한반도는 더 위험해진 상황이다. 새로운 관계개선이 이뤄지는, 53년체제의 폭넓은 판이 만들어지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 비핵화 타협점도 지금보다는 찾기가 용이할 것"이라고 고 이사는 강조했다.

그리고 북.미간 말싸움, 중국의 역할부재, 일본의 대북압박 선봉장 노릇 등의 상황에서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결국 제3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이 남북 동시수교국이고, 메르켈 총리가 중재의사를 표명했기에 제3자로서 적임자라고 예를 들었다.

또한, 유엔 안보리가 북한을 두고 8차례 제재결의를 채택했지만, 대북제재 조항 외에 북한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조항은 그대로이므로, 이를 국제사회가 준수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대화해법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도쿠치 히데시 전 일본 방위성 방위심사관은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한.미.일 3각 동맹을 강조했다.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어떤 전제조건이 있는지 모르겠다. 동북아, 아태지역은 베트남 전쟁 이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미국 중심의 파워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미.일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동북아 미래질서 비전과 한반도 통일 프로세스도 공유해야 한다"고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렉슨 류 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 참모은 대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평화는 안보로 오는 것이고 이는 강한 한미동맹에 기반한다. 근본적으로 양국이 군사방어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경빈 이사는 거듭 북미, 북일수교을 통한 '판갈이'를 제시하며, "북한의 핵 완성은 한반도라는 지역적 차원을 넘어 2차대전 이후 미국의 핵독점이 깨졌다는 것이다. 선제공격과 같은 제한적 공격이 100% 성공할 수도 없고, 99% 성공하더라도 나머지 1%가 한반도 전체를 벌집으로 만든다. 그런 옵션이 실행되면 한국 국민은 북핵 반대보다 전쟁반대에 더 나설 것"이라며 대화해법을 강조했다.

이날 '2017 한반도국제포럼'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이 축사를 했으며, 이안 안토니 스톡홀룸 국제평화연구소 국장, 주펑 난징대 교수, 존 에버라드 전 주북 영국대사, 옹켕용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 수석부이사장, 에반시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다나카 히토시 일본총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이사장, 필립 스티븐스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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