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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유화’ 손짓, 직접 대화로 이어질까?

기사승인 2017.08.24  20: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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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미국이 이렇게 저자세였던 적 없어, 북이 기회 잡아야”

“화염과 분노(트럼프 미 대통령)”, “괌 포위사격방안 검토(북 전략군 사령부)”로 정점에 이르렀던 한반도 위기가 수그러드는 조짐이 확연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일 전략군 사령부를 방문하여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북한 김정은이 매우 현명하고 이성적인 결정을 했다”고 평가한 것이 변곡점이다. 

‘끓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던 한미연합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21일 시작됐음에도 한반도 정세는 더 완화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23일 북한이 8일 만에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공개한 사실이 이를 극적으로 뒷받침한다. 긴장이 가장 고조되는 한미군사연습 기간에 최고지도자의 행적을 알린 것이다.  

미국 측의 움직임도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국방부는 20일 올해 UFG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이 17,500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25,000명 보다 7,500명 줄었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과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 새뮤엘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이 22일 한국에서 합동회견을 통해 “외교적 해결이 우선”이라고 정돈된 메시지를 발신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22일 ‘아프가니스탄 새 전략’ 관련 브리핑 모두발언에서 “나는 북한 정권이 과거에 보지 못했던 상당한 수준의 자제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을 보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것이 그들이 긴장을 낮추고 도발 행위를 자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우리가 기대해온 신호의 시작이길 희망하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가까운 장래 어느 날에 대화의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그(김정은)가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나는 존중한다”면서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긍정적인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북.미 간 긍정적 신호가 오가자, 한국 정부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23일 저녁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어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으로부터 최근 북한의 도발 자제 움직임과 관련한 주목할 만한 언급이 있었는데 이러한 일련의 긍정적 움직임들이 조만간 기회의 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주도적·능동적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평화로운 한반도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대 의원은 “지난 6월 문정인 선생이 미국 방문 때 말한 대로 가고 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문 선생은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동결하면 연합군사연습 및 전개되는 전략무기 축소를 미국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이번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에서 미국은 북한이 동결도 안했는데 두 가지를 들어줬다. ‘괌 포위사격’을 안한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분위기 아니냐. 당시 문 선생 제안대로 문재인 정부가 자신있게 밀고 나갔으면 지금 국면을 주도할 수 있었다.”

외교소식통은 그러나 “북.미 대화로 이어지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봤다.      

시기적으로, 이달 31일까지는 UFG 군사연습이 계속된다. 이 기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음달 9일은 북한 ‘공화국 창건일’이다. 지난해 9월 9일 북한은 ‘5차 핵실험’을 단행한 바 있다. 

참여정부 때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홍익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어딘가에서 북.미 간 물밑접촉이 있는지는 모르나, 그것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북한과 미국의 눈높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당면 목표가 동결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그 대가로 북한이 얼마를 부를지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한.미 간에 정보 공유가 안된다”고 하소연하면서 “현재 북.미 간 의미 있는 접촉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측 조셉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측 박성일 유엔 주재 차석대사 간 ‘뉴욕채널’은 전화 연락을 주고받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건 딱 한번, 지난 6월초 오토 왐비어 석방 교섭 목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6자회담이 활발하게 열리던 시절과 달리, 한국과 중국이 보조를 맞춰 북.미 사이를 오가며 대화를 촉진할 여지도 없다.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북중 및 한중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남북미중 관계가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가 무너진 까닭이다. 홍 의원도 “북.미가 마주앉기까지는 한국의 역할은 없어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종대 의원은 “처음부터 ‘평화협정 논의하자’는 대화는 가능하지 않다”면서 대화 재개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북.미가 단계를 쪼개서 현실적으로 하나씩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미국이 이렇게 저자세였던 적이 없다”며, “북한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한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트럼프 미 행정부가 다른 한편에서 검토 중이던 ‘예방전쟁’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이광길 기자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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