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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없는 메아리', 북한 바라기 100일

기사승인 2017.08.17  11: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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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남북관계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7일 딱 100일을 맞았다. 국정운영 관련 70~80% 고공지지율을 받고 있지만, 남북관계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남북관계 개선을 외쳤지만 '대답없는 메아리'였다.

'물밑접촉' 없는 낮은 단계 남북대화 제안..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

문재인 정부는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을 목표로 "한반도에 비핵화를 이루고,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겠다. 남과 북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고, 8천만 민족이 더불어 인권과 자유를 누리는 민주사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6월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정권교체, 정권붕괴, 흡수통일, 북한침공 등을 하지 않는다는 '4NO'를 다짐받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운전대를 잡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7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신 한반도평화비전'(베를린구상)을 발표했다.

'베를린구상'의 후속조치로 7월 17일 7.27정전협정체결 계기 군사분계선 상 적대행위중지를 위한 남북군사당국회담, 10.4선언 10주년 및 추석계기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동시에 제안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7월 6일 베를린에서 '신 한반도평화비전'(베를린구상)을 발표했다. 그리고 후속조치로 남북대화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무응답이다. [사진출처-청와대]

하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간단체의 북한주민접촉 신청 89건이 수리됐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 '상전의 눈치'를 본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 북한식당 여종업원 12명 및 탈북자 김련희 씨 송환과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연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 제안은 스스로 밝혔듯이 쉬운 문제, 낮은단계이다. 대화 자체보다는 1년 넘게 단절된 판문점 채널과 군 통신선 복원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에 대해 북한 측 매체들은 정치군사적 문제가 먼저 풀려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100일 간 북한의 무응답을 타파할 뾰족한 수가 나온 것도 아니다. 막힌 남북관계를 뚫는 유일한 방안은 남북 최고지도자의 의중이 담긴 특사회담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남북 간 물밑접촉 기미도 없어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가. 협상의 관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며 "협상은 서로 입장을 좁히는 과정인데, 9년 동안 남북당국 간 불신이 깊은데, 두 개의 대화 제안을 북한이 곧장 수용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제안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6개월 동안은 서로 기싸움을 해왔다"며 "그런 것을 감안해 물밑접촉을 통해서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하고 대화를 제안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밑접촉없는 대화 제안이라면 제안 이후에라도 물밑접촉을 했어야 했다"고 짚었다.

박창일 '평화3000' 운영위원장은 "정부의 입장에서 낮은 단계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담대한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더라도 우리가 하고 싶은 게 있고, 북한이 하고 싶은 게 있지 않은가. 우리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북한은 안받는다. 남북 간 사전접촉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북한문제에 대해서 약간 도덕적 자신감의 과잉 아니겠느냐"며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가 민주정부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대미전략에서 어떻게 이익을 가져가는가의 문제이다. 남북의 프레임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6월말 한미정상회담, 7월 베를린 구상 발표, 8.15경축사, 10.4선언 10주년 행사를 거쳐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남북관계를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 실현을 위해 남북간 물밑접촉 등이 필요했다는 주장이다. 

이틀 전 8.15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두 건의 남북대화 제안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 당국자도 "우리의 대화제안에 북한이 호응해야할 문제이지, 지금 우리가 특사회담 등 다른 대화제안을 할 상황은 아니다. 공은 북한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100일 간 남북관계 교착의 근본 원인을 청와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낮은 단계 남북대화론의 진원지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측근그룹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외교관료 출신들이 국가안보실을 장악해 미국의 시각에서 남북관계를 다루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북, 7차례 미사일 발사..국제사회 압박 속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향배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는 데는 북한도 한 몫하고 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동안 총 7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7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두 차례나 시험발사했다. 

이에 맞서, 유엔 안보리는 대북결의 2371호를 채택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노동자 고용금지 조항 등을 담은 북한.이란.러시아 제재법에 서명했다.

이들 제재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가 미국의 북한.이란.러시아 제재법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 DMZ 환경.관광벨트 등 3대 벨트 구축을 통해 한반도 신선장동력 확보 및 북방경제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여건이 조성되면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남북공동자원 활용을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되어야 하지만, 100일 동안 문재인 정부는 더 강한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임기 초반부터 난관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양무진 교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와 교류가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구상 실현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복원단계, 신뢰형성단계, 성숙한 단계 등 촘촘히 구분하고 준비해야 한다. 선(先)비핵화 후(後)한반도경제지도 구상이 되면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7월 14일 남북경협기업인들을 만났다. [자료사진-통일뉴스]

5.24조치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피해입은 남북경협기업인들에 대한 피해보상도 요원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부터 200일간 농성을 벌인 기업인들은 문재인 정부의 대책마련을 기대하고 있지만, 제자리걸음. 

북한의 남북대화 무응답에 대안을 내놓지 못한 문재인 정부, 북한만 바라본 100일이 남은 임기 문재인 정부 하의 남북관계를 집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창일 운영위원장은 "지난 100일동안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크게 다른 것이 없다는 게 문제이다. 북한은 9년 동안 많이 변했는데, 정부는 9년 전 생각에 머물러 있다."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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