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거친 발언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화염과 분노(8.8)”, “군사적 해법이 장전됐다(8.11)”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그러한 말을 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부채질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전화통화 때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 수위를 낮춰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하루 만에 “화염과 분노” 발언을 쏟아내 문재인 정부를 걱정하게 만들었다는 것.

지난 8일 이후 나흘 간 계속된 북.미 간 ‘말전쟁’에 대해서는 “(서로의 담력을 시험하는) 치킨 게임”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상호 자제”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통일된 메시지가 안 보인다. 메시지의 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정권 교체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미사일) 시스템과 정권을 떼어놓을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문 특보는 “우리는 매우 혼란스럽다. 우리는 미국 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서 ‘전략적 혼란’으로 이동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유관국이 자제하고 조선반도 정세의 긴장을 부추기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 직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중국이 북핵과 미사일의 고도화와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인한 긴장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평가한다”며, “오늘 양국 정상의 통화가 최고조의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문제해결의 새로운 국면으로 이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