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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이 집단적으로 학문을 정치화 하고 있다”

기사승인 2017.06.10  12: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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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종환을 ‘유사사학’ 매도한 주류사학 비판한 신운용

고조선 국내설과 단군 신화설

   
▲ 신운용 안중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과 9일 광화문 한 찻집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은 지난해 5월 홍암 나철 100주기 추모 학술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학자들이 집단적으로 학문을 정치화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최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지명된데 대해 사학계가 ‘유사사학’에 경도됐다며 반대해 나서자 신운용 안중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기네들 이론을 반대하면 ‘환빠’로 매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사사학이란 ‘유사 역사학(類似歷史學)’을 이르는 말로 “역사인 듯하나 공인된 역사 기술의 관습을 따르지 않고 그 결론을 훼손하는 주장을 낮추어 이르는 말”(위키피디아)로 국내에서는 주로 주류 강단사학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고대사 분야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신운용 책임연구원은 9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역사학의 기본은 민족의 근원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한다”며 “학계 주류는 ‘고조선 국내설’을 주장하고 단군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 역사관련 기관들이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에 의해 장악됐다”면서 “단군을 인정하지 않으면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이 주장하듯이 대한민국은 현대에 새로 출발한 국가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식민지 근대화론’은 일제의 한국 식민지 지배가 근대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는 관점으로 ‘내재적 발전론’과 비교되고 있다.

그는 “일제 식민사학의 본류인 이병도의 영향이 아직 우리 학계에 살아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며 “간단하게 말하면 고조선 국내설이고, 이병도는 청천강까지로 주장했는데 이후 겨우 올라가는 것이 압록강까지다”라고 말했다.

일제시기 조선사편수사업에 참여한 이병도(1896~1989)는 광복후 문교부장관과 학술원회장 등을 맡아 후학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끼쳐 식민사학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다.

그는 “조선후기 영조대의 『동국문헌비고』에 한사군의 영역이 요동까지 뻗쳤다고 나와 있는데, 관찬 사서라는 것은 조선시대의 정설”이라며, “이 정설이 일제시대에 들어오며서 축소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 조선시대의 ‘패수’연구에 관한 논문을 발표, ‘패수 요동설’을 제기한 바 있다. 고조선의 수도 평양의 위치를 비정하는데 ‘패수’의 위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단재 신채호는 「조선사연구초: 평양 패수고」에서 ”조선사를 말하려면 평양부터 알아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도종환 의원과 ‘환빠’ 프레임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섰다. [사진출처 - 도종환 홈페이지]

단군을 역사가 아닌 신화로 치부하고, 우리 고대사의 강역을 한반도 이남으로만 한정하는 식민사학의 잔재는 여전히 강단사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 경천동지할만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고, 그 중심에 도종환 의원이 있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47억원을 들여 제작한 고대사 지도에 한사군이 한반도 내에 위치하는 등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일관했고, 하버드대 한국고대사 연구 10억원 지원 프로그램이 한 왜곡된 시각의 연구자에게 퍼부어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그는 “고대사 하는 분들을 막을 세력이 국내에 전혀 없었다. 하고 싶은 대로 다했다. 그런데 처음으로 걸린 거다”라며 “그런 상황 속에서 도종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된다고 하니까 이들이 겁을 먹은 거다. 혹시 자기네들한테 불이익이 될까봐 조직적으로 들고 일어난 거다”라고 진단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를 언급한데 대해 “대통령 한마디에 왜 예민할까. 그것도 역시 두려움이 있는 거다. 자기네들 주장이 권력에 의해서 제거될 두려움이 있는 거다”라고 봤다. 김부식의 『삼국사기』틀에 갇힌 주류 강단사학이 가야가 포함된 ‘4국시대’의 도래로 위기에 처한 셈.

결국 그는 “도종환 의원을 ‘환빠’라고 하는 프레임에 넣어서 낙마시키는 게 이들의 목적인 것 같다”고 짚었다.

위서 시비가 가시지 않은 고대사서 『환단고기』를 맹신하는 사람을 비하한 호칭인 ‘환빠’는 주류 강단사학계가 비주류 재야사학계를 매도하는데 즐겨 사용해왔다. 물론, 일부 재야사학자 중 우리 고대사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을 과도하게 남발하다가 화를 자초한 것도 사실이다.

그는 “『환단고기』는 학문적으로 보면 심각한 문제도 있다. 따라서 역사학 하는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믿고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그렇고 도종환 의원도 그렇다”면서도 “일본 고대사서 역시 황당한 이야기가 많지만 일본에서 위서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역사학적으로 검토해서 황당한 부분은 잘라내고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환단고기』도 황당한 부분은 제거하고 다른 사료와 비교해서 타당성 있는 부분은 일본의 예처럼 쓸 수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위서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는 것.

‘학문 독재’의 둑 무너지다

   
▲ 문재인 대통령은 도종환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지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야사'에 대한 재조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출처 - 도종환 홈페이지]

그는 “왜 고대사 하는 분들이 친일사학, 매국사학 평가를 일반 국민들로부터 받고 있는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다른 설을 전혀 존재할 수 없게 일종의 학문 독재를 했다”고 비판하고 “특히 고대사, 고조선 이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윤내현 선생을 학계가 왕따시켰고, 북한 이지린의 학설을 색깔론으로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오늘날 역사연구의 문제는 이미 전문 학자의 문제를 벗어났다. 국민들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학자들이 강요할 수 없는 시대가 돼 버렸다”며 “자기네들 이론을 반대하면 ‘환빠’로 매도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덕일 씨 주장이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갖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반발이 도종환 의원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며 “이덕일 씨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 학문적으로 다뤄야지 학자들이 학문을 정치화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식민사관 극복을 내세우며 식민지근대화론 비판과, 고대사 축소를 문제삼아왔다. 이 소장이 참여하고 있는 ‘미래로 가는 바른 역사 협의회’(상임대표 허성관)는 최근 도종환 의원 매도에 대해 <조선일보>를 상대로 성명을 내기도 했다.

   
▲ 안중근 연구의 권위자인 신운용 책임연구원은 통일을 위해서는 “민족의 기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안중근 연구의 권위자인 그는 “근대사에서 유일하게 북한과 남한이 공동의 인식 기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불행하게도 안중근 밖에 없다”며 “안중근 의사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주 청계동에 있는 안중근 유적을 복원해 남북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민족의 화합의 장을 여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최근 『안중근家 사람들』을 펴낸 정운현.정창현 공동저자 역시 남북과 해외에 흩어져 있는 안중근가 후손들이 한데 모여 추도식을 거행하고 남북을 오가는 공동행사를 개최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특히 “민족의 기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이 인식이 공유되지 않으면 영원한 분단체제로 갈 수 밖에 없고 통일이 요원하다”고 이 사안의 심각성을 짚었다.

아울러 “이렇게 주장하면 학계에서 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면서도 “그래도 학자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사실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심경의 일단을 밝혔다. 역사학계는 아직도 진실을 이야기하기에 용기가 필요한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수정, 15:25)

김치관 tongil@tongilnews.com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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