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 (원불교 교무)

 

정산종사 말씀하시기를 “내 절 부처를 내가 잘 위하여야 남이 위한다는 말이 있나니, 자신에 갊아 있는 부처를 발견하여 정성 들여 불공하라, 불공에는 자기 불공과 상대 불공이 있는 바, 이 두 가지가 쌍전하여야 하지마는 주종을 말하자면 자기 불공이 근본이 되나니, 각자의 마음 공부를 먼저 하는 것은 곧 불공하는 공식을 배우는 것이니라.”(정산종사 법어 권도편 13장)

내 절(내 몸, 내 가정) 부처를 내가 잘 위해야 한다는 말씀은 나의 오랜 화두이다.

나 중심의 이기주의자가 되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만물은 은혜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내 임무를 잘못 수행하여 그 연결고리가 끊어지거나 상처를 입히면 또 다른 나이기도 한 이웃과 우주에 아픔이 되기도 하니 잘 관리하라는 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내 한 생각, 내 몸 한 동작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둠이 있는 곳에 밝음을 줄 수도 있고, 희망을 주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그 중심축이 바로 내 몸이고 마음 작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우리 몸은 소우주이며 우주의 기(氣)가 흐르는 작은 우주라는 세계관으로 우주의 질서에 따르려고 했다.

▲ 소성리 마을회관 입구에 세워진 평화의 돌탑. [사진제공-정상덕 교무]

우리 몸에는 삼라만상이 자리잡고 있고, 그 삼라만상이 물질의 3태(고체,액체,기체)가 되어 돌며, 우주 속의 질서와 물질의 3태가 급속으로 회전한다고 한다.

고체로 우리 몸을 지어 형태를 바로 세우고, 액체로 혈액과 림프액과 조직액을 만들어 체액을 삼아 호수와 강과 도랑을 만들어 돌고돌려 신장에서 체액 속의 노폐물을 잡아 오줌을 만들어 대자연으로 보내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폐장에선 우주의 기를 받아 마셔 온 몸을 돌게 한 후 다시 대기 중으로 돌아가라고 호흡을 한다. 이렇듯 우리 몸 속은 우주의 섭리 따라 자연의 질서 따라 우리 몸 속에 삼라만상을 만들고 우주의 기(氣)를 순환시킨다.

우주의 삼라만상이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재난이 오듯이 소우주인 우리 몸 속 삼라만상이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병이 난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좁쌀 한 톨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는 말씀의 뜻은 햇살과 바람과 비, 흙과 물, 농부의 손길 등이 적절하게 배합되어야 좁쌀 하나가 만들어지는 것, 그래서 좁쌀 한 톨에 삼라만상이 다 작용했고, 들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도 소우주로서 소중하지만, 또한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태산 대종사는 만물은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의 관계라고 했던 것이다.

도시를 구성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각종 오염물을 대량 생산하고 있는 인간들의 마지막 살길은, 자연의 순리 앞에 참회하고 불빛으로 잃은 별빛을 되찾고 피괴를 멈추는 것이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고체, 액체, 기체의 3태의 순환에 있듯이, 사회를 행복하려면 상생의 시대정신인 평화, 생명, 인권으로 중심이 잡혀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성주 소성리에 사드 무기 체제를 배치하는 것은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순환의 우주법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이다. 이 어리석음에서 우리는 어서 빨리 나와야 한다. 평화롭고 한적한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깃들어 있는 소성리의 밤.

그런 소성리의 소박한 주민들의 기도는 안보 만능주의자들의 만행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되었다.

나눔을 잃어버린 인간의 탐욕은 멸망을 부르는 울음소리이다. 권력을 남용하는 정치와 경제 군사는 죄악의 바벨탑을 쌓고 있을 뿐이다.

 

2017년 5월 17일 정 상 덕 합장

 

원불교 교무로서 30여년 가깝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해 왔으며, 원불교백년성업회 사무총장으로 원불교 100주년을 뜻 깊게 치러냈다.

사회 교화 활동에 주력하여 평화, 통일, 인권,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늘 천착하고 있다.

현재 사드철회와 성주성지 수호를 위한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며, 저서로는 『원불교와 인권(공저)』, 『마음따라 사람꽃이 피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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