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가 9일(현지시간),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고 한.미는 연합군사연습을 중단하자’는 중국의 제안을 거듭 거부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제안 관련 질문을 받고 “북한의 불법적인 미사일 및 핵 활동과 지역 내 우리 동맹국과의 합법적이고 오랜 연합 방어연습 간에는 동등성이 없다”면서 “그 제안을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면 (먼저) 북한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할 생각은 없으며,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5년 1월 북한이 ‘미국이 연합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하면 북한도 핵실험을 임시 중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미국은 “암묵적 협박”이라며 즉각 거부했다. 그해 7월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우리의 역량을 포기하면서까지 북한과 대화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부상하는 중국’ 견제에 골몰하던 오바마 행정부에게 동맹국과의 연합군사연습은 건드릴 수 없는 성역으로 통했다. 

‘새로운 접근법을 검토 중이라면서 과거 협상의 주요 걸림돌을 재확인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는 지적에, 토너 대행은 “‘두 개의 중지(double-freeze)’ 제안 개념에는 동등성이 없다”면서도 “그들이 핵 프로그램 관련 대화에 진지함을 보여준다면 북한 측과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보고싶은 어떠한 긍정적인 신호도 없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 정권에 압력을 가해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끝내도록 설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현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차원에서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검토 중이다. ‘선제 타격’과 ‘정권 교체’ 옵션은 일치감치 제외됐으며, 압력과 대화를 섞은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오는 15일부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일본, 한국, 중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틸러슨 장관은 18~19일 중국 방문 기간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담, 시진핑 국가주석 예방을 통해 대북 접근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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