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제98주년 3.1절을 맞아 1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272차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윤병세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은 졸속적이고 부당한 2015 한일합의를 발표, 강행하고 평화비 철거를 압박하는 등 일본군 성노예제 역사를 지우려는 일본 정부의 행태에 동조함으로써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자격을 상실하였습니다. 이에 국민의 이름으로 해임을 명합니다."

2015년 한국과 일본 정부의 일본군'위안부' 합의(12.28합의)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의사와 달리 처리된 데 대해 시민들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해임을 명했다. 최근 부산 주한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평화비) 철거와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비 철거 의사를 밝힌 것도 이유였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제98주년 3.1절을 맞아 1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272차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전국 4백여 명의 대학생들이 모인 '평화나비 네트워크'가 주관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98년 전 오늘은,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전쟁과 식민지배에 분노한 민중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조국의 해방을 외쳤던 날"이라며 "그러나 지금도 우리는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이 25년간 외친 요구와 구호는 단 하나도 실현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지난 12.28합의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지 않았고, 오히려 합의에 따라 정부가 평화비 철거 의사를 밝히자, "자국민의 명예와 인권회복에 가장 앞장서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는 한국정부는 무책임한 행보만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해결, 그들이 말하는 화해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란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의견이 배제되고, 기만적이고 졸속적으로 처리된 2015한일합의는 무효"라며 책임자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가 윤병세 외교부장관 해임장이 서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대구에서 올라온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가. 여러분이다. 국민이다. 대통령? 박근혜는 심부름꾼이다"라며 "윤병세 (12.28합의) 도장찍은 손목을 사진으로 찍어서 역사에 남길 것이다. 건방지게 조상을 팔아먹느냐. 나라를 팔아먹느냐"고 일침을 놨다.

그리고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해야죠. 왜 소녀상 철거하라고 하는가. 건방지고 못됐다"며 "대한민국 땅에 소녀상을 세우는데 건방지게 철거하라고 하는가. 못한다. 대한민국에 빡빡하게 세워서 세울 데가 없으면 동경 한복판에도 세울 것이다. 내 나이 90살이다.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자기 아버지는 징용징병으로 목숨바친 돈으로 새마을 사업을 하더니 딸은 할매들의 몸값을 받아서 마음대로 쓰고 있다. 세상에 대통령이 역사를 팔아먹는 것 봤느냐. 어떻게 역사를 팔아먹느냐"고 말했다.

"위로금이라고 백억 천억을 줘도 안 받는다. 일본 정부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법적으로 잘못했다고 명예를 회복시켜준다면 용서할 수있다"며 '12.28합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데 대해서도 김 할머니의 탄식은 이어졌다.

"우리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태극기도 날릴 때 날려야 한다. 사람이 함부로 태극기 날리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동정해주려고 해도..아무리 대통령을 존경해도 나라를 바로잡아야 하지 않느냐. 돈을 퍼얹어서 사람을 사서 태극기를 흔들고 법관을 죽인다? 공갈협박. 촛불은 빨갱이다? 그런 것들 잡아가는 사람 하나도 없다. 법과 질서가 문란하고 국민들이 이렇게 고달프게 살아야겠는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통령은 내려앉고 새정부가 들어서서 원만하게 국민을 보호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정대협 대표진이 외교부 청사 앞에서 해임장을 전달하려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수요시위에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해임하는 서명을 받았다. 온라인 등을 통해 총 5천 336명이 서명했다. 서명지 전달을 위해 정대협 대표진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외교부로 향했지만, 외교부 측에서는 나오지 않아 외교부 청사 앞에 서명지를 놓아뒀다.

▲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해임장 전달을 위해 정대협 대표진과 이용수 할머니가 외교부 청사로 향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외교부 측에서는 해임 서명지를 전달받을 직원을 내보내지 않았으며, 서명지는 외교부 청사에 놓여졌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해임장에 서명하는 이용수 할머니.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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