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14일 오후 둔산통 타임월드 앞에서 제9차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대회는 정원스님에 대한 묵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14일 오후 둔산통 타임월드 앞에서 제9차 시국대회를 개최하며 “공작정치 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하라”고 외쳤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14일 오후 둔산통 타임월드 앞에서 제9차 시국대회를 개최하고, 거리행진에 나서기도 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영하 5도를 밑돌며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14일에도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고 있는 박근혜 퇴진 대전 시국대회는 어김없이 지속되었다.

이날 오후 둔산동 타임월드 앞 도로에서 진행된 이날 시국대회는 “나의 죽음에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는 유지를 남기고 소신공양한 정원 스님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시작되었다.

정원 스님은 지난 주 토요일 서울 촛불집회가 열린 7일 밤 22시 30분 경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분신 직후 스님은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틀 만에 숨졌다.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시국대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분향할 수 있도록 대회전부터 무대근처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날은 87년 6월 항쟁의 촉발점이 되었던 박종철 열사의 기일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대전세종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김병국 이사장은 무대에 올라 시국발언에 나섰다.

김병국 이사장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고 말하며, “민주화 운동의 과정에서 박종철, 김의기, 이한열, 강경대 열사 등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으로 독재에 맞서 싸워서 얻은 민주주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불의한 권력을 용납하지 않고 싸워 왔던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반드시 박근혜를 구속시키고 재벌과 공권력이 불법적으로 공생하는 정경유착과 권력의 사유화로 부패를 저지르는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그는 “박근혜, 우병우, 최순실, 김기춘 등이 보여주는 법정농단을 보라”며, “국정농단 책임자 박근혜, 김기춘, 우병우, 즉각 구속하고, 황교안도 총리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시국발언에 나선 대전세종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김병국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목원대학교 권선필 교수(행정학과)도 발언에 나서 “우리 촛불이 주권자”라며, “우리에게서 모든 권력이 나오고 그 권력을 우리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며 배려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권 교수는 이어 “저는 이번 촛불을 경험하면서 우리 대전에서도 주권자인 촛불들이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고 말하며, 대전의 핵폐기물, 국정교과서, 18세 투표권 보장 등 그간 권 교수가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주고받은 의제들을 이야기했다. 권선필 교수는 지난 5차 시국대회(지난 해 12월 17일)서부터 ‘톡톡광장’이라는 이름의 부스를 설치하고,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이야기와 의견을 청취해왔다.

그는 또한 “촛불집회와 시가행진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또 즐기는 축제가 되는 것처럼 우리의 정치가 정치인과 정당의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시민들의 일상이 되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며, “촛불집회가 시가행진에 자유롭게 누구나 의견을 이야기하는 자기가 되는 만큼, 노래와 춤과 음악과 미술과 퍼포먼스가 넘치는 살아있는 광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발언에 나선 목원대학교 권선필 교수(행정학과).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국립대전현충원 청소노동자 김귀자 씨도 발언에 나서 “변명만 늘어놓는 대통령, 거짓말에 거짓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대통령과 측근들 때문에 부아가 나서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지난 12월 30일 60세 이상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던 대전현충원 시설관리 용역을 맡고 있는 고엽제전우회를 규탄하는 내용의 발언을 이어가며,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정책을 펼쳐내길 희망했다.

이날 시국대회는 주말 집중 촛불집회로는 9차에 이르렀고, 평일 촛불집회까지 포함하면 46차에 달한다. 시국대회가 끝난 후에는 은하수네거리, 파랑새네거리, 서대전세무서네거리, 시교육청네거리를 거쳐 다시 대회장으로 돌아오며 약 1km를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하면서 “공작정치 김기춘을 구속하라”, “재벌이 공범이다. 재벌총수 구속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 바우솔 김진호 씨와 김성장 씨는 쓴 붓글씨를 들고 거리행진에 나선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바우솔 김진호 씨와 김성장 씨는 쓴 붓글씨를 들고 거리행진에 나선 참가자들. 이날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으나, 참가자들은 벌써 ‘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한편, 이날 시국대회에서는 공연으로 장호진 씨가 ‘아름다운사람’과 ‘부치지 않은 편지’, ‘'광야에서’를 불렀고, 바리톤 조병주 씨는 조성환 씨의 피리와 김영덕 씨의 장구에 맞춰 아리랑 메들리를 불렀다.

극패 우금치도 극공연을 펼쳤고, 단원들은 참가자들에게 ‘하야가’에 맞춰 참가자들과 함께 하는 율동을 선보이기도 추위를 떨고 있던 몸을 풀기도 했다.

바우솔 김진호 씨와 김성장 씨는 붓글씨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촛불혁명만세’, ‘봄으로 가는 촛불’, ‘참여하는 사람’,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등의 글귀를 현수막 천에 써내려갔다.

참가자들은 이들이 쓴 글귀를 들고 거리행진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노총대전본부는 시국대회 전에 ‘재벌해체! 재벌총수구속 OX퀴즈대회’열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 재벌총수 구속을 요구했다.

▲ 조성환 씨의 피리와 김영덕 씨의 장구에 맞춰 아리랑 메들리를 불르고 있는 바리톤 조병주 씨.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극패 우금치의 극공연 장면 1.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극패 우금치의 극공연 장면 2.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바우솔 김진호 씨가 대형 붓으로 현수막에 붓글씨를 쓰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시국대회는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지난주에 비해 눈에 띄게 참가자들이 줄면서 500여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촛불을 절대 꺼트릴 수 없다”며 다음 주에도 시국대회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다음 주 토요일은 설명절을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명절분위기에 맞게 시국대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다만, 11차 시국대회는 설 연휴 관계로 2월 첫째 주 토요일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갑자기 추운 날씨로 지난주에 비해 참가자들은 줄었지만,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촛불집회를 이어났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시국대회가 끝난 후에 참가자들이 정원스님 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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