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내다 7월 탈북한 태영호 씨가 27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통일부 사진공동취재단]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내다 지난 7월 탈북한 태영호 씨는 북한은 본능적으로 미국 공화당에 거부감을 갖고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다음달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간 북핵논의가 순탄치 않음을 시사한다.

태영호 씨는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을 순한 양처럼 따르지 말고 다 같이 일어나자"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 태 씨는 북한의 대외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과 관련, 그는 "북한은 민주당 여러인사와 교류하고 대화채널을 갖고 있다. 계속 대화를 했다"며 "북한은 일반적으로 미 공화당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제네바 합의를 엎은 게 부시 행정부였고, 공화당 북한팀은 일반적으로 강경파이기 때문이라는 것. 

"북한은 본능적으로 공화당에 거부적인 인식이다. 앞으로 트럼프의 대북라인, 국무성 라인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봐야하지만, 공화당은 속성부터 네오콘세력이 다시 차지하지 않겠는가"라며 북.미가 대화로 핵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중국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중국을 빨리 방문하지 못해 몸살이 날 것이다. 핵무기를 갖겠다고 중국의 뺨을 쳤다. 습근평(시진핑) 위치에서 김정은을 초청하면 가장 기본적인 답을 달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 가서 핵무기 포기 약속을 할 수 없다. 근본적인 핵무기 걸림돌에서 중국방문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피력했다.

▲ 북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태영호 씨. [사진-통일부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3일 국회 정보위를 방문한 뒤, 북한이 재외공관에 핵실험 예고 공문을 발송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그는 "다르게 보도된 것이다. 북한은 해외공관에 언제 핵실험한다는 공문을 내보내지 않는다. 그 어떤 경우에도 언제 한다는 구체적 핵실험 시기나 장소, 국가기밀을 공문으로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북핵 개발 수준에 대해서는 "핵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북한의 핵개발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모른다. 북한에서는 체제특성상 외무상이나 그보다 높은 분들도 핵개발 수준을 절대 모른다. 딱 모르게 비밀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핵무기'라고 표현한 태 씨는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정치적 변환기를 이용해 핵개발을 2017년말까지 완료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를 막는 길은 개성공단 폐쇄 등 대북제재정책이라고 강변했다.

▲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태 씨는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사진-통일부 사진공동취재단]

이 밖에도, 그는 북한 외무성은 외교관에게 외화벌이 과제를 주지 않으며, 해외에 파견된 각 기관 관계자들이 얼마나 외화를 벌어서 평양에 바쳤는지를 총화한다고 말했다. 공사 신분이던 자신은 외화벌이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 해외공관 공사는 외무성 국장급 이하 부국장급 이상이 맡으며, 일반적으로 대사의 월급은 9백~1천 1백 달러, 참사나 공사는 7백~8백 달러이며, 전기세, 수도세 등은 국가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북한의 대외정책은 외무성에서 작성해 상급기관인 당 국제부에 보고하고, 당 국제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되, 당 국제부와 외무성은 서로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에게 향하는 보고는 컴퓨터로 처리된다고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태 씨는 자신이 태병렬의 아들이 아니며, 부인은 오백룡의 가족이 맞다고 확인했다. 그는 평양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무성 8국에 배치됐으며, 1990년대말 덴마크와 스웨덴, 2000년대부터 영국에서 근무했다. 평양 방문은 2014년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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