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즉각 퇴진 의 날'이 열린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170만여 명이 모였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명예로운 퇴진(명퇴)란 없다. 즉각 퇴진하고 구속수사하라!"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인 3일. 전국에 주최측 추산 232만(경찰 추산 42만) 촛불이 타올랐다. 서울 170만, 지역 62만 명이 한 자리에 모여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담화에서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 떠넘기고, 여야가 우왕좌왕하는데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한 것.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이 열렸다. 당초 6차 범국민대회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박 대통령의 즉각퇴진 외에 차수는 의미없다는 이유로 인해 명칭이 변경됐다. 

퇴진행동 측이 공식 촛불집회를 시작한 10월 29일 이후 36일째. 초겨울 날씨로 접어들고 있지만 촛불집회 참가자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빗대 '우주가 촛불집회 날씨를 돕고 있다'는 농담도 나온다.

지역별로는 오후 8시30분 기준 부산 20만 명, 광주 10만 명, 대전 5만 명, 대구 4만 명, 울산 1만 5천 명, 세종 4천 명, 춘천 2만 명, 전북 3만 명, 전남 1만 2천 명, 충북 1만 5천 명, 경남 2만 명, 제주 1만 1천 명 등 52만이 집결했다. 1시간 뒤 62만명으로 불어났다.

▲ 광화문 앞에 모인 시민들이 설치된 스크린으로 본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박근혜 무너지다'.[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본 행사 무대에 오른 19살 김별 학생은 "국민의 요구는 박 대통령이 지금 당장 내려오는 것"이라며 "국정공백과 혼란을 말하는데, 지금 대통령이 없어야 한다. 국민이 스스로라도 국가운영할 수있다"고 일갈했다.

"우리 모두는 박 대통령이 명예롭게 내려오는 것을 원치않는다. 역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모멸감 느끼며 내려오길 바란다. 정치인들에게 말한다. 친박 비박 돌아서고 입장 바꾸시는데 나라를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 있다면 정치적 계산 하지말고 국가를 위한 정치를 하라."

그는 "대통령 없어도 되니 걱정하지말고 즉각 사퇴하시기 바란다. 오히려 계신게 주권자 뜻이 아니다"라며 "질서있는 퇴진이 아니다. 주권자는 즉각 퇴진을 바란다.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 정의이고 질서"라고 딱부러지게 말했다.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은 "학생은 공부하는 것이 본분이라는데, 4.19, 5.18을 이끈 것이 바로 학생들"이라고 무대에 오른 이유를 밝혔다.

이 학생은 맹자의 '양혜왕' 편을 인용, "박근혜 정부야 말로 국민을 죽이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사람을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내용에 빗댄 것.

나아가 "국민의 분노가 하늘에 이르렀다. 100만 촛불이 거리로 나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있다면, 후손들이 그 역사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생각하라"고 말했다.

▲ 오후 7시 정각, 1분 소등행사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횃불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가수 한영애 씨는 "지치지 마십시오 힘내십시오 천년의 어둠도 촛불 하나로 밝힐 수 있다 오늘 우리의 이 촛불이 우리의 또다른 민주의 역사를 쓰는 새로운 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갈증', '내나라 내겨레', '홀로 아리랑', '조율' 등을 불렀다.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떼창'으로 화답했다. [한영애 씨 공연 동영상 보기]

오후 7시 정각이 되자, 지난주 5차 범국민대회에서 선보인 1분 소등 행사가 재연됐다. 어둠이 깔린 광화문 일대는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시민들의 구호만이 울려퍼졌다. 

7시 10분경부터 촛불행진이 재개됐다. 횃불을 선두로 시민들은 촛불을 손에 들고 '박근혜 즉각퇴진' 손피켓을 흔들며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명퇴없는 구속수사"를 외쳤다.

▲ '국민이 이긴다. 힘내자 우리!!'.[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횃불을 선두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행진대열은 이날 오후 4시 1차 행진으로 청와대 담장에서 1백m 지점인 효자치안센터 앞에 남아있던 시민들과 합류했다. 법원이 청와대에서 2백m 지점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로 2차 행진을 제한했으나, 불어난 인파로 인해 경찰은 청와대 1백m 지점에서 차단벽을 쳐야 했다.

청와대 1백m 앞부터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서대문역, 동쪽으로 종로3가의 낙원상가까지 촛불의 물결이 이어지는 일대 장관이 펼쳐졌다.

(추가,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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