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수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회령의 한 마을. [사진출처-WFP]

세계식량계획(WFP)이 13일, 태풍과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 14만명을 대상으로 긴급구호에 착수했다고 평양발로 발표했다. 

WFP는 지금 이재민들에게 시급한 것은 쉼터와 오염되지 않은 물, 보건 서비스, 식량과 영양 지원이라고 밝혔다. 4만 4천명을 대상으로 7일치의 영양비스켓, 30일치의 콩을 즉시 배급했다. 9만 6천명에 대한 구호도 추가로 실시했다고 알렸다.  

달린 타이모(Darlene Tymo) WFP 평양사무소장은 “모든 마을이 홍수에 휩쓸렸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부엌과 생활도구, 가축 등을 모두 잃었다. 농작물 수확기 직전에 홍수가 덮쳤다는 점도 지적했다.

“북한 북부는 조만간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 겨울이 닥친다”며 “주민들이 가장 혹독한 겨울을 헤쳐나갈 수 있게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WFP는 취약계층인 어린이와 여성 구호를 위해 당장 12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년 8월까지 계속 지원하려면 2,1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CNN>은 13일, 1945년 이후 북부 지역에 가장 큰 비가 내렸다는 북한 측 보도를 전했다. 브래들리 윌리엄스 홍콩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북한 정부가 공개적으로 지원을 호소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논평했다.

국제적십자사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6~9일 함경북도 회령을 방문한 크리스 스테인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홍수가 모든 걸 쓸어갔음을 목격했다며, 쉼터 건설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함경북도 지역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10월말까지 이재민들이 거주할 쉼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태풍 ‘라이언록’이 몰고온 폭우로 두만강이 범람하면서 함경북도 무산, 회령 등에서 133명이 사망하고 395명이 실종됐다. 가옥 3만 5,500세대가 파손됐으며, 14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비동맹회의와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구호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워싱턴포스트>는 “지난주 핵실험으로 국제적 규탄에 직면한 때, 북한이 국제사회에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불편한 입장에 처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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