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주영국대사관 공사가 최근 탈북해 한국으로 들어온 데 대해 북한은 20일 범법자이고 항일투사 아들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동족대결의 새로운 모략극'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태영호 공사의 탈북에 대한 입장을 처음 밝혔다.

논평은 "최근 박근혜 역적패당은 영국주재 대표부에서 일하다가 자기가 저지른 범죄행위가 폭로되자 그에 대한 법적 처벌이 두려워 가족과 함께 도주한 자를 남조선에 끌어들이는 비열한 놀음을 벌려놓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태영호 공사는 국가자금을 횡령하고 국가기밀을 누설했으며, 미성년자 강간범죄를 저질러 지난 6월 수사를 위해 소환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중앙검찰소가 지난 7월 12일 고의적 비밀누설죄, 국가재산횡령범죄, 미성년성교범죄에 대한 수사시작 결정서를 발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땅히 자기가 범한 범죄에 대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겠으나 자기를 키워주고 내세워준 조국과 부모형제들마저 버리고 저 혼자 살겠다고 도주함으로써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초보적인 의리도 티끌만한 양심도 도덕도 없는 인간쓰레기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보였다"고 비난했다.

또한 "괴뢰패당은 우리 공화국의 대외적 영상을 어떻게 하나 깎아내리고 저들의 반인민적 통치에 격노한 남조선 민심을 딴 데로 돌릴 흉심 밑에 적수공권의 우리 공민들을 백주에 납치하여 남조선에 끌어가는 전대미문의 특대형 테러행위를 감행하다 못해 이번에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인간쓰레기까지 끌어들여 반공화국 모략선전과 동족대결에 써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태 공사가 항일빨치산 태병렬의 아들이고 당 선전선동사업을 담당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대표부에서 당 사업을 하였다느니, 항일투사의 아들이라느니 하는 등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일고의 가치도 없는 도주자의 더러운 몸값을 조금이라도 올려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논평은 "이번 사건에서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소위 법치를 제창하는 영국당국이 범죄자를 넘겨줄 데 대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와 범죄자 인도와 관련한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범죄자를 동족대결에 피눈이 되여 날뛰는 남조선 괴뢰들에게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발생 초기부터 영국 측에 도주자가 감행한 범죄행위들에 대하여 알려주고 조사를 위하여 범죄자를 넘겨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영국 측은 자기 나라 주재 외교관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스스로 저버리고 여권도 없는 도주자들을 남조선 괴뢰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줌으로써 법치국으로 자처하는 영국의 영상을 스스로 더럽혔다"는 것.

그러면서 "초보적인 신의마저 저버린 영국의 행위는 가뜩이나 복잡한 북남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며 그렇게되면 영국에도 결코 이로울 것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는 지난 17일 태 공사가 부인, 자녀들과 함께 입국했다고 발표했으며, 일각에서는 태 공사가 김일성 주석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항일빨치산 1세대 태병렬의 아들이며, 부인 오 씨는 오백룡 전 조선인민혁명군 지휘관의 친척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가족 관계 등은 공식적으로 아는 게 없다. 신상은 공개할 수 없다"고 확인을 거부했으며, 영국 언론들은 태 공사가 자녀 장래 문제 때문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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