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오는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포럼(ARF) 등 참석 차 평양을 떠났다고 23일 <교도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구 국제담당 비서)로 선출된 리수용 전 외무상의 뒤를 이었다. 

2000년부터 북한이 참가하고 있는 유일한 장관급 역내 안보협의체인 ARF가 리 외무상이 국제 다자외교에 데뷔하는 무대가 된 것이다. 아세안 10개국을 비롯해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최희철 북한 외무성 아시아.오세안 담당 총국장은 두 차례에 걸쳐 북한 주재 ARF 회원국 대사들을 불러 ‘정세통보모임’을 개최하며, 북한 입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등 공세적 외교를 예고했다. 

리 외무상도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 외교장관은 물론이고, 특히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별도 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평양 공항에 리진쥔 주북 중국대사가 환송을 나온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24일부터 비엔티안을 방문한다. 미얀마의 실세인 아웅산 수치 외교장관과의 양자회담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냉각된 한.중관계로 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양자회담 여부를 타진조차 하지 못한 처지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15일 몽골 울란바토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환영만찬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리커창 중국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서먹해진 한국과 중.러 간 관계를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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