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서울역 광장에서 경북 성주 군민 2,000여명이 사드배치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개최했다. 김향곤 성주군수(왼쪽)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이 삭발 투쟁을 감행, 사드배치 반대를 외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경북 성주 군민 2,000여명이 21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사드 배치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개최했다.

김향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집회 도중 삭발을 감행했고 성주 군민들은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폭염이 무색할 만한 뜨거운 열기로 ‘사드배치 철회’를 외쳤다.

김향곤 군수는 성주가 사드배치 후보지로 거론된 지 3일 만에 확정 발표되고 그 사이 국방부는 한 번도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일방통행식 행정이라며, “정부는 왜 성주 군민들이 이토록 심하게 반발하는지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현장 속에 답이 있다며.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산포대는 해발고도 398m로, 이곳으로부터 전자파 위험 반경인 5.5km 반경 안에 전체 5만여 명의 성주 군민 중 2만5천명이 거주하고 550여곳의 기업체가 가동되고 있는 군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앞에서나 뒤에서나 다 보이고 코앞이라서 눈뜨면 다 보이는 이런 곳에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사드라는 무기를 설치하면 성주가 아니라 어느 지역인들 좋아하겠느냐”고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세우는 언론에 부당함을 호소했다.

또 일부 언론에서 “외부세력, 종북세력 운운하며 성주를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며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출신의 김 군수는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경북 평균 지지율이 80%였는데 성주는 86%였다”며, “충정을 받아주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사드배치 철회하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성주 군민들은 '국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성주지역에서는 사드배치가 발표된 후 새누리당 탈당 운동이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성주 군민들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에 사드 배치 반대 결의안 채택과 이를 위한 국회 특위 구성 요구, 그리고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재검토를 요청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한국의 모든 지역 주민들에게는 각 지역구 의원들에게 이 같은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해 줄 것을 요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성주 구민들은 폭염속에 지역에 남아 있는 5만군민들의 염원을 담아 사드 배치 철회와 함께 지방행정 무시하는 정부를 규탄했다.

이날 이부영 몽양 여운영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연대사에서 “왜 뜨거운 여름 날 전국적으로 명성 있는 성주 참외를 농사지어야 할 이 농민들이 서울로 올라올 수 밖에 없었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이 이사장은 자식들과 후손들에게 해를 끼치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일에 나서는 성주 군민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외부세력 운운하며 부화뇌동으로 보도하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일방적으로 취한 행정조치에 대해 항의하는 사람들을 폭도 등으로 몰아붙인 게 한두 번이 아니”라며,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운영하는 아시아의 핵기지를 미국이 손금 보듯 들여다보겠다는 것이고 이에 중국과 러시아는 유사시 한국에 배치된 제1의 타격목표로 삼겠다고 공표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성주에 배치하는 사드는 중·러를 겨냥한 최전방 망루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성주만의 위협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성주 주민들에게 사드 배치로 인해 전혀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미국과 러시아는 물론 성주 주민들을 장님, 바보 취급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재고를 요청했다.

이 이사장은 박근혜대통령에게는 무조건 남북대화에 나서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미사일·핵실험의 긴장 조성을 그만하고, 군비경쟁 축소를 포함한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를 조성해 주기를 바랬다.

또 미국은 사드배치를 전면 재고하고 북한과의 대화의 6자회담 재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군비경쟁을 그만두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라는 당부도 빠뜨리지 않았다.

▲ 사드배치 결사반대. 미국사드 배치반대, 집회 전.[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연대 깃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김향곤 성주 군수(가운데 푸른 상의)의 표정이 착잡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집회를 마친 대표단은 국회를 찾아 새누리당과 면담했다. [사진제공 - 인뉴스TV]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