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바노조 3명의 조합원이 12일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결단을 촉구하면서 '우리는 개, 돼지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우리는 개, 돼지가 아니다.’

12일 오전 11시 30분 무렵,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광화문광장 미국대사관 맞은편 세종대왕상에 올라간 세 명의 젊은 남녀는 경찰에 의해 끌려 내려와 호송차에 실릴 때까지 이렇게 외쳤다.

알바노조 3명의 조합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러 올라간 자리였다.

이들은 배포한 성명에서 600년 전 세종의 통치는 오로지 만 백성의 삶을 위한 것이라고 돌이키고는, 현재의 통치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그의 정신을 계승할 것을 촉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기단을 밟고 올라가면서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는 생각에 주저하던 이들은 “예의는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마음을 바꿔먹었다.

▲ 담요에 싸여 기단 아래로 끌려 내려오고 있는 알바노조 조합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그리고 103만원으로는 한 달을 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다시 이렇게 물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로지 미국의 전략적 이득뿐인 사드 배치를 국민들의 생존권 때문에 결단했다 말하면서 정작 천만 국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최저임금 문제에는 한마디 없습니다. 과연 대통령은 우리의 삶을 존중하고 있는 겁니까?”

청년 알바들은 동상 기단에 올라간 자신들을 처벌할 수는 있지만 그 전에 정작 수백만의 삶을 모욕하고 ‘개·돼지’ 취급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떠올려 달라고 호소했다.

알바노조 박정훈 위원장이 “최저임금 1만원은 도입하지 않으면서 사드배치는 전격적으로 도입한다”며, “대통령님, 우리가 개·돼지라서 최저임금 만원이 아깝습니까?”라고 한 항의가 무겁기만 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종 협상시한인 16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주장하는 노동계와 6천30원 동결을 고집하는 경영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알바노조는 국민 생존권때문에 사드배치를 결단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작 국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이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종대왕상 인근은 관광객들과 취재진들, 경찰병력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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