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 강진석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훈했음에도 은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북한 정권 참여자 등이 독립운동을 했을 지라도 서훈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서훈박탈 등 정상 절차를 밟지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보훈처가 현 박승춘 처장이 재임 중이던 지난 2012년 67주년 광복절을 맞아 애국지사 198명을 포상할 때 김일성 주석의 외숙 강진석을 건국훈장 애국장 수훈자에 포함시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보훈처가 강진석이 김일성 주석의 외숙임을 뒤늦게 확인 한 뒤 지난 2015년 6월부터 훈장을 박탈하는 등의 정식절차를 거치지 않고 몰래 수훈자 명단에서 삭제하고 있다는 것.

실제 2012년 8월 순국선열.애국지사 198명 포상 명단 중 '애국장'과 '독립유공자공훈록' 제21권 등에 강진석이 이름이 올라있었으나, 2015년 6월부터 지난 달 사이 국가보훈처 온라인 공훈전자사료관에 2012년 애국장 수훈자 50명 중 1명이 삭제된 49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훈장미전수자 명부에서도 강진석의 이름이 빠졌다.

보훈처는 지금까지 북한 정권 참여자는 물론 최고 권력자의 친인척이 독립운동을 했을 지라도 서훈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김일성 주석의 외숙 강진석에 훈장을 수여한 일은 이례적이다. 여운형 선생의 경우도 좌익계라는 이유만으로 2005년에서야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수훈됐다.

이런 점에서 보훈처가 수훈자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훈장을 수여했다는 지적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한 심사위원들의 수준도 문제지만, 강진석이 김일성의 외숙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뒤에 취한 보훈처의 행태는 도저히 정부부처의 대응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보훈처가 강진석의 공적 자료로 삼은 1921년 6월 7일자 <동아일보>는 동명이인에 해당된다는 것. 당시 신흥경찰서가 독립군비단 함남지방전권위원 위기호를 비롯한 관련자 20여 명을 체포하면서 강진석(55세)이 들어있는데, 그해 4월 이미 김 주석의 외숙 강진석은 군자금 모집으로 체포돼 복역 중이었다.

1890년 12월생인 강진석은 김일성 주석의 모친 강반석의 큰오빠로 평양청년회와 백산무사단 제2부 외무원으로 활동하며 1921년 일제 경찰에 체포돼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8년간 옥고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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