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중이 공동 건설을 추진했던 당시의 '신의주-개성 고속철도.도로' 조감도.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은 중국 요녕성 정부와 손잡고 신의주-개성 간 고속도로와 원산-함흥 간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7월 27일 착공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신의주특구 개발도 본격화 된다.

올초 4차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 등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강화된 가운데 북한은 지난 4월로 예정됐던 착공식을 한 차례 연기한 뒤 오는 7월 27일 착공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25일 “북한 내각지휘부가 신의주-개성 고속도로와 원산-함흥 고속도로 착공식을 7월 27일 개최하자고 중국측 파트너인 중국료녕성정로교유한공사에 통보해왔다”며 “북측 담당 단위는 룡림무역회사다”라고 밝혔다.

▲ '밀폐형 국제선'으로 신설되는 신의주-개성 고속도로는 남-북-중 3각 협력으로 건설이 추진돼 노선도까지 확정됐지만 남북관계 악화로 착공이 늦춰졌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때 중국 상지관군유한공사와 국내 G-한신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남-북-중 3각 협력으로 신의주-개성 간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건설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남북관계 악화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류윈산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방북해 김정은 당시 노동당 제1비서와 만나 신의주-개성 철도.도로 건설과 신의주특구 개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번 착공식이 열리는 배경이다.

<통일뉴스>가 확인한 ‘조선내각 승인서’에 따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지휘부’는 지난해 6월 룡림무역회사가 중국료녕성정로교공정유한회사와 원산-함흥 도로 건설을 1차로, 신의주-개성 개건고속도로를 2차로 진행할 것을 승인했다.

기존 도로를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새 노선으로 건설되는 신의주-개성 고속도로는 ‘밀폐형 국제선’으로 정주, 안주, 평성, 사리원에 톨게이트가 건설되고 통행료는 외화로만 받는다. 북한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지만 통행료는 역시 외화로 결제해야 한다.

북측은 건설비용을 금정광, 은정광, 자철정광, 석탄 등 광물로 상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주중 북한 선양 총영사관 산하 단둥대표부가 지난해 8월 신압록강대교 인근에 새청사를 마련했다. 신의주-개성 고속도로 중국 쪽 기점은 신압록강대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또한 올해 2월 작성된 ‘착공경축 및 입장통지서’에 따르면 신의주-개성 고속도로의 경우 중국 단동 신압록강대교~평양 간 220km를 먼저 착공하며, 이어 평양~개성 간 189km도 신설된다.

북측은 고속도로총국이 중국측은 료녕성정로교유한공사가 책임지고 건설하며 주설계는 흑룡강성도로탐사설계팀이 담당한다. 또한 북측은 내각 지휘부 아래 '원산-함흥 고속도로건설 내각지휘부'를 운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중국 요녕성.흑룡강성.길림성 등 동북3성은 철강과 시멘트 산업 등의 불경기 여파로 경제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일환으로 북한의 철도.도로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주국제경제지대(특구)는 공업지구와 상업지구, 관광지구와 거주지구로 구분해 개발되며, 자동차 부품과 석유화학 등 산업시설은 물론 골프장과 경마장, 납골당 등 부가가치가 높은 시설들도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해 10월 북중 간에 신의주국제경제지대 공동개발 계약이 체결됐다. 당시 <통일뉴스>가 입수한 ‘신의주국제경제지대 개발총계획도’.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에 따라 북측은 최근 중국측 파트너에게 구체적 절차로 외국인 국경입출국 보장과 차량 등록 그리고 신변과 숙식, 생활편의 보장 등을 담은 각서를 제공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각서는 "(외)자를 단 차는 피현군에 갈때 우리공화국 법에 따라서 우리나라 대기기사가 봉사를 한다"는 등 구체적 규정을 담고 있다. 신의주시 피현군은 녹색생산기지와 밤나무과수림 재배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상황이 변화됨에 따라 동남아 등으로 이전을 모색하고 있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대기업들도 신의주특구 진출을 희망하고 있지만 5.24조치 등으로 인해 가로막혀 있는 실정이다.

김한신 남북경제협력연구소 대표는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아 북한이 결국 중국과 철도.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남북관계를 개선해 남측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20:50)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