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독일 두이스부르크 기차역에 도착한 이종현 선생과 부인 우줄라 리 여사. [사진제공 - 한민족유럽연대]

5.18 기념행사 초청을 받고 귀국하였으나 입국 거부와 추방을 당한 이종현 선생은 정신적 충격으로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현 선생은 13일 17시에 아시아나 항공으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였으며 연락 받고 나온 의학박사이나 내과의사인 동포가 모시고 가서 진단하고 휴식을 취하게 하였다. 의사에 따르면 정신적 충격으로 지병이 악화되었다고 한다.

이를 전해들은 동포들은 한국정부의 비인간적 조치에 분노하며 비행기 속에서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재외동포에게 고국이 할 짓은 아니었다고 하였다.

이종현 선생 부부는 다음날 오후에 두이스부르크로 귀가하였다. 소식을 들은 동포들이 기차역으로 꽃과 피킷을 들고 마중했다.

우줄라 리 여사는 여행 가방 하나를 가리키며 친척 손주들에게 줄 선물로 차 있는 가방이라고 설명하였다.

두이스부르크에 도착한 후 이종현 선생은 이번 추방사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며 재외동포를 분단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 것을 경고했다.

성명서는 ‘입국금지 사유를 밝힐 것’과 ‘강제출국 조장한 국정원 사과’와 ‘해외동포의 자유로은 고국방문을 허용’하라는 세 가지 요구를 담고 있다.

 

<독일 도착 성명서>

사랑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내 인생 마지막 고국 방문으로 여기며 설렌 가슴으로 도착한 인천공항.

그러나 현 공안정부는 저희 부부에게 부당한 입국 불허를 명하고, 급기야는 강제추방 하였습니다.

해외 동포의 입국을 아무런 명분 없이 가로막은 것은 반인권적이며 반민족적 작태임이 분명합니다.

평생 조국의 평화를 염원하며 실천한 저희 부부에게는 정체성 그 자체가 파괴된 듯한 아픔과 실망이 엄습해 있습니다. 이는 인간 존엄성을 무자비하게 파괴한 국가 권력의 큰 범죄로서, 자유민주주의 윤리를 거스른 세계적 비난의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 부부는 5.18기념재단의 공식 초청으로 재유럽 한인 민주세력을 대표하여 당당하게 입국하였습니다. 올해 만 팔십을 맞이하는 저는, 심장 주치의사의 장거리 여행 만류에도 불구하고, 36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치러 온 재유럽오월민중제를 알리기 위해 고국 방문을 결정했었습니다.

하지만, 현 정권은 우리를 조국에 “해를 끼칠 위험이 있는 자”로 분류하여 공항에서부터 가로막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장시간 여행한 우리를 2일간 억류하였습니다.

저는 1965년 파독 광부로 와서 독일인 처를 만나 가정을 일구어 살며, 한시도 조국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또한, 광주로부터 비롯된 자유와 민주에 대한 우리 민족의 열망이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졌음을 자랑스럽게 공유하고, 뼈에 사무치도록 사랑하였기에, 나의 고국 땅을 마침내 밟고자 했습니다.

그런 나의 조국이 어찌하여 저희 부부를 강제 출국시켜야만 했단 말입니까?
저의 강제 출국은 반민주적인 박근혜 정권이 해외동포를 탄압하기 위한 비열한 수단이자 올해 5.18 광주 행사를 방해하려고 하는 무지한 술법임에 분명합니다.

저는 국내 양심에 호소합니다.

해외 동포를 분단의 희생양으로 제발 삼지 말아 주십시오.

조국이 부끄럽고, 우리의 처지가 억울하여 이렇게 항의합니다 !!

1. 현 정부는 저희 부부 입국불허 사유를 명백히 밝혀라!
2. 강제 출국을 조장한 국정원은 사과하라!
3. 해외동포의 자유로운 고국 방문을 허용하라!

저의 강제 출국을 보도하여 주신 국내 언론과 입국을 위하여 수고하여 주신 5.18 기념재단에 감사드립니다. 저의 호소문을 널리 알려 주십시오.

이번 충격적 사태에도 불구하고, 저희 부부는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남은 일생을 더욱 불꽃처럼 태우며 살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5월 14일
이종현, 우줄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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