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북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당이 모든 국가기관을 지도하며, 또한 당대회는 당의 최고지도기관이기에 이번 당대회는 국제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당대회에서 무엇이 논의되고 결정될까 예상하기에 바쁩니다. 병진노선, 체제보장, 세대교체, 통일방안, 평화협정 등등 여러 키워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측의 당대회도 남측의 선거와 같이 예측불허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세 전망’이라는 게 원래 구름잡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점을 한번 쳐본다는 소박한 입장에서 이것저것 따져볼 수는 있겠지요.

이번 당대회가 36년 만에 열린다는 점에 주목해 봅니다. 김일성 주석이 있던 1980년에 6차 당대회가 열리고 김정일 시대는 훌쩍 건너뛰고 올해 열리는 것입니다. 당 우위의 나라에서 당대회가 열리는 게 당연하지만 거꾸로 36년 동안 열리지 않다가 이제 열리는 것이기에 오히려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측이 왜 이 시기에 당대회를 개최하는가에 대해 한번쯤 질문을 던질 만도 합니다.

그 단초는 김일성 주석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김 주석은 6차 당대회를 마친 후 1980년대 중반인가에 7차 대회는 먹는 문제가 해결되면 열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생전에 “(김일성) 수령님께서는 경제 문제만 풀리면 언제든 당 대회를 열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북한은 ‘경제강국 건설’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초 사회주의권의 해체와 몰락,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시기’ 등을 거치면서 오히려 체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미국으로부터 간헐적인 안보 위협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당대회가 열리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북한은 유훈통치의 나라이고, ‘선대 수령’의 교시와 노선을 받드는 체제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번에 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김 주석의 발언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먹는 문제가 해결됐거나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봐서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이 지난해에도 부족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만성적인 식량난’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첫 공개연설에서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신년사를 비롯한 대개의 자료에는 모든 목표와 과제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이 강조되면서, 특히 ‘먹는 문제 해결’이 그 첫 자리에 나옵니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다른 것은 몰라도 먹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음을, 보다 넓게는 경제발전의 가능성을 밝힐 것으로 예측됩니다. ‘인민들이 더 이상 허리띠를 조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겠지요. 한 세대에 해당하는 36년 만에 열리는 북한의 7차 당대회를, 한편의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듯 주목해봅시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