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북한의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한국에 입북할 당시 사진에 조작 흔적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통일부가 8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언론에 배포한 한 장의 사진에는 중간 중간 한두 명의 모습이 가려있긴 하지만 11명의 젊은 여성이 맨 뒤에 있는 남성 한명과 현대 마크가 부착된 미니버스 앞을 지나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다.

사진 속 긴 머리의 젊은 여성들은 청바지에 패딩 점퍼, 또는 가죽점퍼 차림을 하고 있으며, 한결같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알록달록한 운동화를 신고 여행용 가방과 손가방, 그리고 등에 메는 백팩까지 적지 않은 짐을 소지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모자이크 처리를 했기 때문에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 저장성의 식당을 출발해 동남아를 거쳐 한국에 입국한 노정으로 미루어 긴장감과 피로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문제는 사진의 비율이다.

▲ 지난 8일 통일부가 제공한 13명 탈북민 사진. [자료사진-통일뉴스]
▲ 위 사진을 가로 세로 3:2 비율로 보정, 550:367픽셀로 조정한 사진. 오른쪽 아래 빨간 운동화를 신은 여성과 그 뒷편 청바지를 입은 여성의 다리 길이가 위 사진에 비해 짧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통일부가 8일 오후 기자들에게 제공한 사진은 jpg 포맷에 346KB로 그다지 크지 않은 파일이었으며, 가로, 세로의 크기는 1,055 x 752 픽셀에 비율은 7:4.9이다.

통상 디지털 영상을 비롯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4:3 비율이나 인쇄 출판물에서 많이 사용하는 3:2 비율, HDTV 등에서 사용하는 16:9 비율과는 전혀 다른 비율이었다.

위쪽은 원래 사진을 가로 550 픽셀로 변경한 후 세로 크기를 392 픽셀로 조정한 사진이고 아래는 원래 사진을 3:2 비율로 보정한 후 가로 550에 세로 367 픽셀로 조정된 사진이다.

전체 화면 중 일부 원하는 장면만을 잘라서 편집하는 ‘crop’기능을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하면 아래 사진의 현실감이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사진 오른쪽 첫 번째 여성과 그 뒤쪽 여성의 다리 길이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롱다리' 효과를 주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사진의 가로 비율은 그대로 놓아두고 세로 비율을 의도적으로 늘리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차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11일 "국정원에서 보내온 사진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우리도 급하게 받아서 기자들에게 전달하기 바빴지, 손을 대거나 편집할 여유도 없었다"고만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8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모의 여성 테러리스트' 김현희를 김포공항에 압송한 한 장의 사진이 떠오른다"며 "여성성까지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는 깨알같은 국정원의 전형적인 수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