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를 통해 북측에 인공위성 발사 중지를 설득하면서 6자회담.남북회담 재개 외에 모란봉악단 중국 공연과 5월 북한 노동당 대회 이전 북중 정상회담 등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북측의 결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통한 중국 소식통은 5일 “최근 방북한 우다웨이가 북쪽에 시진핑 주석에게 미사일 발사 보류를 선물로 주고 2월 하순 모란봉악단 중국공연과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 방중을 제안했다”며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보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방북한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4일 베이징 공항으로 돌아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만 말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4일 인터뷰에서 “우 대표가 방북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반대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우다웨이 대표는 북한 리수용 외무상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잇달아 회담하고 북측이 예고한 인공위성 ‘광명성’ 발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북회담과 6자회담 재개도 권고한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우다웨이 대표가 반대급부로 북한측에 제시한 모란봉악단 2월 하순 중국 공연과 김정은 제1위원장 방중 제안은 처음 알려진 것.

북한의 모란봉 악단은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류윈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이 참석한 것을 계기로 12월 12일 베이징 공연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지만 공연 당일 전격 철수한 바 있다.

이 소식통은 “지난 1월 핵실험을 사전 통보받지 못한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국제무대에 데뷔하더라도 어차피 중국과 해야 하고, 경제 문제 등을 고려하더라도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선물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측의 인공위성 발사 자제와 6자회담 복귀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북한의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은 정세와 관계 없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핵실험이나 인공위성 발사 시점 선택에 있어서 약간의 시점 조절 외에 큰 변수는 없는 듯 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일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항기구(ICA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에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발사와 관련한 자료”를 보내 오는 2월 8~25일 사이에 광명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통보해 둔 상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5일 “중국측이 어떤 제안을 했더라도 북한은 로켓을 쏘는 분위기 아니냐”며 인공위상 발사 강행에 무게를 실었다.

한 전문가는 “중국측 제안이 인공위성 발사를 보류시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김정은 방중은 별도로 협의하자고 북측이 중국에 공을 넘기면 중국측이 어려운 입장이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3일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당 조선인민군위원회 연합회의 확대회의에서 “세기를 이어온 반미전면대결전을 총결산”하기 위해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일색화”해야 한다고 제시했고, “자기 나라 혁명은 자체의 힘으로 수행해야 하며 혁명가가 믿을 것은 오직 자기자신밖에 없다”고 자강력제일주의를 주창했다.

그러나 김정은 제1위원장은 같은 연설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 관철’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누차 강조한 바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2013년 6월 16일 북미 당국간 고위급회담을 제안하면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주든말든 조선반도전역에 대한 비핵화가 실현되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할 정책적과제”라고 분명히 했다.

아울러 고위급회담 의제로 △군사적 긴장상태의 완화 문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미국이 내놓은 ‘핵없는 세계건설’ 문제를 포함한 “쌍방이 원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제시했다.

(추가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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