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왼쪽)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에 기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이 2014년 10월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3차례 전통문을 보내 긴급단독접촉을 제안하면서 김영철 총국장을 특사로 내세웠지만 결국 유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대면한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지난 연말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 후임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70) 인민군 정찰총국장이 김양건이 겸임했던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에도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철의 통일전선부장 임명 소식을 전한 정통한 소식통은 19일 “지난주 베이징에 나온 북측 인사가 김영철을 분명하게 ‘비서’라고 두 차례 호칭했다”고 추가로 확인했다. 이 북측 인사는 김영철 총국장의 직위 변동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전날 “중국에 나온 북한 고위급 인사로부터 통일전선부장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노동당 비서 겸직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김양건 후임으로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을 맡게 됨으로써 명실상부한 대남 총책이 된 것. 노동당 비서는 각 영역을 책임지는 북한 권력의 핵심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직접 보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2000년대 후반부터 대남분야는 김양건, 김영철 투톱 체제로 운영해왔다”며 “김양건이 사망함으로써 한축이었던 김영철이 대남분야를 총괄토록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1989년부터 남북회담에 참가해 온 김영철은 인민군 대장으로, 2009년 대남 공작을 담당하는 군 정찰총국장에 임명됐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도 겸직했다.

특히 2014년 10월 서해교전 사태 당시 북측이 남측에 ‘긴급단독접촉’을 제의하면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파트너로 김영철을 내세운 바 있다.

한 전문가는 전날 사견임을 전제로 “김양건 후임에 김영철을 내세운 것은 군 출신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대북 책임자인 남쪽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영철을 강경파로만 알고 있는데 실상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협상장에서 김영철을 지켜본 적이 있는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미시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영철을 단순히 매파로 봐서는 안 된다”며 “순간 순간 재기가 넘치고 오히려 융통성 있는 모습을 봤다”고 평했다.

김동엽 연구위원은 “김영철은 오랫동안 군사, 안보분야와 협상장에서 내공을 닦아온 인물”이라며 “핵을 가진 북한이 남북대화는 물론 평화체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적임자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교수는 “김영철의 등장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관광 재개도 이야기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해소 방안에 집중할 것임을 예고한다”며 “조만간 5월 당대회 이전이라도 남북관계를 큰 틀에서 풀자고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수정,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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