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제잔재를 이유로 표준시간을 30분 늦춰 '평양시간'을 발표한 이후, 국가 영문명 'Korea'를 'Corea'로의 변경여부가 주목된다.

북한 웹 사이트 <내나라>는 21일 ''Corea'표기는 어떻게 되어 'Korea'로 바뀌었는가'라는 제목으로 박학철 김일성종합대학 박사의 글을 실었다.

박학철 박사는 "일반적으로 국호는 나라의 존엄과 영예를 집약적으로 반영한 국가의 공식적인 호칭으로서 그를 정확히 부르고 표기하는 것은 해당 나라의 자주권과 관련한 중대한 문제"라며 'Corea'가 'Korea'로 바뀐 배경은 일제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1886년 2월 훼르구슨 주중 네덜란드 총영사관이 '하멜표류기'를 토대로 작성한 '조선왕국에 대한 간결한 묘사'. 제목에 'Corea'라고 적혀있다. [사진출처-강진 하멜정보관 홈페이지]

그에 따르면, 'Corea'는 고려에서 나온 것으로 조선의 국호 표기는 프랑스 루이 9세와 로마교황 인노켄티우스 4세의 명령으로 몽골에 사신으로 간 프랑스인 선교사 루브룩 여행기에 처음 등장했다. 그는 책 '몽골제국여행기'에서 "중국 동쪽에 'Caule'라는 나라가 있다"고 기록했다.

이후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조선을 'Cauly'라고 소개했으며, 1513년 6월 포르투갈 국왕 임마누엘이 교황 레오 10세에게 보낸 편지와 1577년 출판된 '알폰소 알브레르 전기'에는 'Cores' 등으로 기록됐다.

또한, 네덜란드의 '세계지도첩'(1570년), 영국 항해사 리차드 헤클루트가 쓴 '영국민족의 주요항해, 항해일지의 발견'(1660년), '하멜표류기' 등에도 'Corey', 'Coray'라고 각각 쓰였다.

그리고 프랑스어 'C'를 'K'로 전사하는 것이 보편적인 독일어에서도 조선을 'C'라고 표기, 실제 하멜표류기 독일어판에는 'Coree'라고 적혀있다. '영국백과사전'(1875년, 1877년, 1882년)에는 'Corea'라고 표기됐다.

이 밖에도 '조미조약'(1882), '조영조약'(1883), '조독조약'(1883), '조이조약'(1884), '조러조약'(1884), '조프조약'(1886), '조오조약'(1892) 등 외교관계에서도 'Corea'라고 공식화하고, 1897년 10월 대한제국 선포 당시에도 영어로 'Corea'라고 사용했다.

그러나 'Corea'가 'Korea'로 바뀐 이유는 일제가 'Japan'보다 'C'가 앞서는 것에 불만을 품어 "'Corea'를 그대로 쓰면서도 그것이 어학적으로 불합리한 면이 있기때문에 'Korea'도 함께 쓴다는 얼토당토한 구실을 내대면서 저들의 범죄적 기도를 은폐했다"고 박 박사가 주장했다.

결국, 일제는 1910년 한일병합을 계기로 조선의 국호를 'Korea'로 굳혔고, 박 박사는 "조선에 대한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정책의 요구로부터 출발한 것이었고 그의 직접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다른 나라의 말과 글, 성과 이름마저 빼앗고 국호표기까지 왜곡날조하면서 한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무참히 유린한 그토록 야비하고 뻔뻔스러운 행위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고는 'Korea'가 일제잔재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어 북한이 'Corea'로 바꿀지 주목된다. 실제 북한은 해방 70년을 맞아 일제잔재 청산을 이유로 지난달 15일 표준시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현재 남북은 영어로 'Republic of Korea',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각각 사용하고 있으며, 프랑스권에서는 'Coree'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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