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을 만나 대남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8.22~25)에 참석한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가 지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합의에 대한 이행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최근 국방부가 거론한 ‘참수작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건 비서는 지난 27일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3주기를 앞두고 평양을 방문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을 만나 한국 정부에 보내는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세계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세계일보>가 박 명예회장을 인용해 보도한 김 비서의 메시지는 먼저 지난 25일 공동보도문 5항에서 명시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해 8.25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는 것.

김 비서는 “우리는 준전시상태도 해제하고 이산가족 문제도 아주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약속한 것은 다 (이행)하고 약속 어기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 남쪽에서도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리가 좋은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주고 합의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뜻을 전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비서는 최근 한국 국방부가 ‘참수작전’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군부에서 ‘참형’이라는 말을 쓸 수가 있냐”며 “(협상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뒤통수를 치면 내가 무슨 힘을 갖고 다른 일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은 “김 부장이 ‘제발 더 이상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며 ‘어떻게 국가원수에게 ‘참형’이라는 말을 하느냐’고 하더라”며 “그는 ‘기껏 (고위 당국자 접촉) 합의해 놓고 나니까 참형이라는 말이 나오니 기절초풍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비서는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구도 했다.

박 명예회장은 “김 부장이 ‘삐라하고 확성기하고 다를 게 뭐가 있느냐’며 ‘확성기 방송을 안 하기로 합의했으면 융통성있게 삐라도 보내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북)가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신뢰 프로세스를 믿을수 있도록 믿음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북측이 공개적으로 8.25합의를 지키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기 때문에 그 합의 사항이 잘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입장이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박 명예회장으로부터 메시지를 전해 들었다며, 합의이행에 대한 기대를 밝힌 후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법적인 근거없이 강제적으로 규율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과 지역 주민의 신변안전 보호 측면 등을 균형있게 고려해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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