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당국이 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 내 지뢰폭발사건에 맞서 대북확성기 방송을 10일 오후 5시부터 부분재개했다. 이번 방송은 2004년 중단합의 이후 11년만이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지난 4일 발생한 파주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폭발사건에 맞서 군 당국이 10일 오후부터 대북 확성기를 이용한 방송을 재개했다. 합참이 발표한 '혹독한 대가' 대북 경고성명 일환으로 내놓은 대책으로 11년만이다.

국방부는 이날 "오늘(10일) 오후 5시부터 북한의 불법적 도발에 대한 응징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부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러한 조치는 우리 군이 북한의 도발시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행동의 일환"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하여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재개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의 목함지뢰 폭발사건이 발생한 파주 1사단 지역 2개 소에서 우선 실시되며, 오후 5시 이후 불규칙적으로 방송으로 내보낸다. 구체적인 방송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을 비방하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을 비방하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 남한 소식이나 이번 DMZ 지뢰도발사건의 불법성 같은 이야기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11년만에 재개하는 것은 북한이 이번 도발의 책임을 통감하고 대가를 치르게 하는데 있다"며 "북한이 조준타격 등 도발을 감행하면 가차없이 자위권 차원에서 응징하겠다. 북한 도발에 대비해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은 지난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 확성기가 철거됐으며,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5.24조치'의 일환으로 군사분계선(MDL) 지역 11개 소에 확성기가 재설치됐으나 실제 방송은 유보됐다. 당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북한은 당시 5월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통지문과 6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중대포고 등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반발했다.

군사분계선 지역에 설치된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화할 경우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약 10여km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어 상대를 자극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4년 합의 위반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천안함 폭침으로 사실상 합의는 깨졌다.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있기 전에 계속 이 합의를 준수하기 어렵다고 본다. 오늘부터 확성기 방송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군 일각에서 목함지뢰 폭발한 지점에서 930m 떨어진 북한군 GP(비무장지대 소초)를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주한미군 측이 확전을 우려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10일 오후 지뢰폭발사건 현장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사진제공-국방부]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지뢰폭발사건 현장을 찾아 "여러분이 육탄연대다.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장병들을 격려했다.

한 장관은 "이번 적의 행위는 명백한 의도적인 도발이다. 정전협정과 남북간 불가침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도발"이라며 "상응하는 혹독한 대가를 우리 군이 치르게 하겠다. 북한군과 싸워서 우리가 부족할 것이 하나도 없다. 북한군에 우리가 주눅들거나 겁낼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