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리더십과 차이나 골든타임』표지.

며칠 동안 쉬엄쉬엄 『시진핑 리더십과 차이나 골든타임』을 보다가 문득 외교부 동북아국 편제가 생각났다.

2015년 현재, 외교부 동북아국은 3과 2팀으로 짜여 있다. 그 중 동북아 2과(중앙정부)와 동북아 3과(지방정부 및 영사 업무)가 중국 업무를 담당한다. 김기수 기자가 2012년에 쓴 『시진핑 리더십』이 2과 영역이라면, 이번 『시진핑 리더십과 차이나 골든타임』은 3과 영역이다. <내일신문> 외교통일팀장으로, 이명박 정부 때부터 외교부를 출입했던 그 경험이 어디 갈까.

2012년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을 중심에 놓고 한.중관계의 미래를 조망해보았던 저자는 2015년에는 중국이라는 ‘천하(대만 포함)’를 9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지방정부의 구상, 그 곳에서 교류.협력의 기회를 잡으려는 한국 교민들과 기업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정리했다.

적벽대전의 전장이자 신해혁명의 발상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아세안 공략의 거점으로 떠오른 광시좡(廣西壯)족자치주 주도 난닝(南寧), 해상실크로드의 허브인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해상실크로드의 출발점인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 거대 기업 ‘알리바바’의 발상지인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 , 동북 3성의 중심지인 선양(瀋陽), 북.중 접경도시 단둥(丹東)까지.

중국 지방정부 관리들, 현지 한국총영사관 직원들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관 관계자들, 기업가와 교민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내가 그곳에 가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큰 미덕이다.

“그동안 외국기업은 중국에서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쉽게 돈을 버는 ‘황금시대’를 구가했다. 이제 황금시대는 끝났다. 중국은 대전환기에 해당하는 ‘골든타임’에 돌입했다. 이 전환기 3~5년 동안 기회를 잡는 이들에게 또 다시 황금시대가 열릴 것이다. 중국은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 (프롤로그 中)

9개 권역 중 동북 3성에 유독 눈길이 가는 이유는 그 너머의 북한 때문일 것이다. 단둥에서 만난 한국 출신 대북사업가는 “5.24조치로 많은 중국 기업가는 따라오반(大老板, 성공한 사업가)가 됐고요. 우리는 라오바이싱(老百姓, 일반서민)으로 몰락했어요”라고 하소연 한다. “예전에 내게 하청 받아 일하던 중국인 사업자들이 요즘 평양을 수시로 드나들며 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습니다. 평양에 있는 하청공장은 주문이 넘쳐나 빵빵하게 돌아간다고 합니다."

홍콩.대만의 처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앞둔 한국과 겹쳐보인다. “홍콩과 대만의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에게 이들은 ‘유일한 무엇’(Only One)이 아니라 여럿 중의 하나(One of Them)일 뿐이다.” ‘차이나 골든타임’을 향유하면서도 그 이후를 대비한 ‘대(對)중국 지렛대’를 마련하는 준비성이 지금 한국에 요구되는 이유다. 

『시진핑 리더십과 차이나 골든타임』, 석탑출판(주). 310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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