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인 24일 WCD 참가자들이 임진강을 따라 설치된 2km의 철조망을 따라 걷는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태우 인턴기자]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인 24일 국제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 WCD) 행사에 참가한 국제여성평화운동가 30여 명과 환영인파 3백여 명이 임진강을 따라 설치된 2km의 철조망을 걸었다.

이날 낮 2시경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국제여성평화걷기 행사가 열렸다.

여기에는 이날 오전 남측으로 들어온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매리어드 매과이어(북아일랜드), 리마 보위(라이베리아)와 미국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한국전쟁 참전 12개국 여성평화활동가 30여명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YWCA,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소속 3백여 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남북.해외 여성들이 함께 만든 '2015 WOMEN CROSS DMZ' 문구가 적힌 사방 10m 조각보를 들고 행진했다. 조각보에는 총 1천개의 조각, 1백 장의 조각보가 사용됐다.

▲ 참가자들이 남북.해외 여성들이 함께 만든 '2015 WOMEN CROSS DMZ' 문구가 적힌 사방 10m 조각보를 들고 행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태우 인턴기자]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관구 소속 이 테오파노 수녀는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걷기행사에 참가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새로운 백년을 위한 통일의병' 회원인 이원경 씨도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뜻 깊은 행사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가를 결심했다"고 말했으며, 한 참가자도 "평화를 이룩하고 남북통일을 위해 모인 외국 여성평화운동가들을 마중나왔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 철조망 따라 걷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태우 인턴기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라"

국제여성걷기대회 직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2015 여성평화 걷기축제'에서는 '2015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여성걷기 선언문'이 발표됐다.

선언문은 "새로운 역사는 대화와 화해, 상호 이해와 존중, 평화로운 공동번영으로 채워질 것"이라며 총 8개항의 걷기 목적을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 4조 60항에 규정되어 있는 바와 같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것"과 "인위적인 분단으로 인한 비극적인 이산가족의 재결합을 돕는다"고 걷기 목적을 명시했다.

그리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한다", "전 세계인들에게 무고한 시민에게 해를 끼치는 제재조치를 철회할 것을 호소한다" ,"군비경쟁에 소요되는 비용을 시민의 복지와 환경보호에 사용되록 한다" 등을 강조했다.

또한, "여성과 소녀에 대한 전시폭력을 금지시키고, 제2차 세계대전의 성노예였던 '위안부' 여성들을 위한 정의를 바로세운다", "국제법에 따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확대시킨다", "세계평화구축의 주춧돌로서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전 세계인들의 지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통일, 그리고 세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전을 지원할 것"이라며 "한반도 여성들과 함께 상기 목적들이 완전하게 이루어질 때 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리마 보위(왼쪽)와 재미교포 미나가 평화선언문을 읽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연숙 전 정무 2장관, 지은희 전 여성부장관은 환영사에서 "한반도 방방곡곡을 비추는 생명의 빛이 되어 이해와 용서, 대화의 장을 위해 건넨 여성들의 걸음걸음이 슬픔과 한을 간직한 DMZ에 치유와 상생의 아름다운 발자국을 남겼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인 오늘이 한반도에 평화의 역사를 새로 쓰는 날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환영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답사에서 "사회 정의와 인권 문제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은 항상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며 "정답은 단순하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 차원의 교류, 권위와 형식간의 의례적 교류가 아닌 빙 둘러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의 인간 대 인간, 시민 대 시민 간의 소통이 너무나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통과 괴로움은 도처에 산재해있다. 제 모국(미국)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형제들과 오랜 시간 동안 격리되어 분단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두려움과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만나 교류하고 이해할 때, 웃음은 이해에서 기인하는 쾌감의 현신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축제에는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그룹 스윗소로우, 158인 평화합창단, 메조소프라노 김수정 등의 노래 공연이 펼쳐졌다.

▲ 미국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답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편, 이날 오전 10시경 임진강역 앞에서는 '엄마부대봉사단', '내가족돕기 방북추진위원회', '한국여성연대' 등 보수단체 소속 3백여 명이 WCD 반대 집회를 열었다.

그리고 탈북자 등 5명은 도라산 남북출입경사무소(CIQ)로 들어와, 현수막을 들고 WCD 참가자들의 남측 입국을 저지하려했으나 경찰에 의해 무산됐다.

"북측에서 진심으로 환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줘"
[미니인터뷰] '국제 반군사주의 여성 네트워크' 창립멤버 그웬 컬크(Gwyn Kirk, 70세)

□ 통일뉴스 : 오늘 행사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그웬컬크 : 우선 북한에서 남한까지 도보로 횡단하고 함께 DMZ를 걸어가보자는 제안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는 매우 용맹하고 선구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항상 변화의 여지를 남겨놓아야 하며, 새로운 도전과 발상으로부터 도피하여서는 안 된다. 북경에서 편도 티켓을 끊고 개성을 통해 결국 오늘 남한에 도착하게 되었다.

□ 북한 인권에 특히 관심이 있었는가? 혹은 보편적인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는가?

■ 평화운동가로서 1994년 처음으로 남한을 방문했다. 이후 약 6번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고, 94년 첫 방문 당시 남북한이 분단국가라는 소식을 접했다. 이후 간헐적으로 북한 평화 운동을 진행하던 중 올해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리마 보위 등을 위시한 각국 여성운동가들이 행사를 주선한다는 소식을 듣고 즐겁고 의미있는 행사가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다.

또한 나는 1945년생으로 광복과 분단이 되던 해에 태어났기 때문에 70주년이 되는 올해 남북한 땅을 모두 밟을 수 있어 개인적인 의의가 증폭되었다.

□ <노동신문>의 참가자들의 친북 발언 관련 왜곡보도로 인한 파장이 있었는데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그에 대한 입장은?

■ 분명 오보를 전한 언론인들은 직업 의식과 책임감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오늘 오전 기자회견 등에서 표명했고,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방문 동안 북측에서 우리를 진심으로 환대하고 행사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었다는 사실이다.

[인터뷰-이태우 인턴기자]

▲ 국제여성걷기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태우 인턴기자]

▲ 158인 평화합창단이 '홀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2015 여성평화 걷기축제'에는 1천여 명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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