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여성평화걷기 참석자들이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초 계획했던 대로 '판문점' 통과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정연진]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어리드 맥과이어를 포함한 30여명의 국제여성평화운동가들이 비무장지대를 도보로 통과하는 국제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 WCD)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을 떠나 평양으로 출발했다.

이들 일행은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초 계획대로 판문점 통과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통일부는 이날 WCD한국위원회에 면담을 요청해 20일 중 양측 간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15일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위민크로스DMZ 참가자의 DMZ 통과를 허용한다는 입장을 문자메시지로 통보하면서 다만, “입국경로는 유엔군사령부와 협의를 거쳐 검역 등 남북간 출입 등에 필요한 절차 및 과거 전례를 고려하여 경의선 도로를 이용할 것을 단체 측에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영규 주한유엔군사령부 공보관은 19일 <통일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출입하는 문제이며, 유엔사는 관할구역인 DMZ를 건너는 상황에 대해서만 관여한다는 입장”이라며, “한국 정부의 승인이 났을 때 유엔사는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WCD측에서 판문점 통과를 실행할 경우 유엔사가 취할 수 있는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미리 예단해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말문을 닫았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오전 WCD측이 판문점 통과의사를 밝힌데 대해 “아직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임박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가정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단체측이 우리 정부가 밝힌 입장에 협조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가 18일자로 WCD한국위원회에 보낸 공문에는 앞서 기자들에게 통보한 문자메시지의 내용과 다른 점이 몇 가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통일부는 공문에서 입국경로를 판문점에서 개성으로 바꾸라는 요구의 근거를 “UN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입국 경로는 정전협정을 존중한다는 전제 아래 과거 전례를 감안”한 것으로 명기했다. 앞서 기자들에게 통보한 문자메시지에는 없는 내용이다.

더욱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취지의 행사를 진행하는 단체에게 ‘정전협정을 존중한다는 전제’를 달고서는 ‘권고’했다고 말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경의선 도로를 통해 차량으로 이동한 후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검역 등 출입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밝혀 도보로 DMZ를 건너겠다는 주최측의 계획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자들에게 통보한 문자메시지에는 없었던 문구인데, ‘위민크로스DMZ’ 행사 성격상 매우 중요한 차이가 아닐 수 없는 내용을 애매하게 다뤘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WCD측이 비무장지대를 건너온 후 서울 행사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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