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평양을 방문한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을 비롯한 대표단이 27일부터 에너지·무역·관광·인프라 구축·농업 등 다방면에 걸쳐 양국의 경제협력 사업을 쏟아내듯 발표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북·러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협력에 관한 7차 총회'에 참석하고 있으며, 지난 1월 구성된 북·러 민간기업협의회도 함께 참가해 협력사업을 이끌어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방송을 통해 발표된 북·러 경제협력 사업은 영역도 다양하지만 바로 다음 달부터 러시아산 돼지고기를 북으로 수입하는 사업부터 2년 뒤 라선 지역에 60MW의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에 이르기까지 성격과 기간, 내용도 서로 다르다.

<2015.4.27 북·러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협력에 관한 의정서의 주요 내용>

△5월부터 러시아산 돼지고기 북으로 수출
△北, 러시아에 함북 온산 구리광산 개발허가 조건으로 라선경제특구와 청진, 탄천 및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역에 전력공급 가능성 타진
△러 국영수력발전회사 '루스기드로', 2년 뒤 北 라선에 60MW 전력 공급 계획
△러 ‘세베르’사, 주철 역수입 조건으로 연간 2천만 달러 규모 주철 생산용 석탄공급
△러 국영 지질탐사기업 통합 '로스게올로기야'사, 동·서해 대륙붕을 포함해 북한 지질탐사 작업 실행
△北, 러시아 기업 지원으로 풍력발전소 건설 계획
△北, 올해 말까지 밀 5만 톤 수입 관련, 러시아의 유리한 신용차관 기대
△北·러, 일련의 식품에 한해 식품위생증서를 상호 인정하기로 결정
△北, 자국 철도에서 러시아 열차 운행 궤간 우선순위 보장
△러, 北 정유공장 현대화 계획
△러, 北과 국경 부근 자동차용 부교 건설 계획

러시아 극동개발 공보처는 28일 평양에서 열린 북·러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협력 위원회 7차 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북은 러시아산 돼지고기와 조류 제품 수입에 관심을 표명하고 가까운 시일 내 러시아 농산물감독청으로 수입 제안서를 보낼 예정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북측 황해도 돼지사육 공장 한 곳을 선정해 이곳에 러시아 사료를 먹여 양돈하는 러시아 회사의 지점을 개설하고 이곳을 북에서 러시아로 수출하는 상품공급을 담당하는 기능도 겸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아무르, 연해주, 하바로프스크 등 지역에는 제3국의 투자를 유치해 북측 농업기업이 들어오도록 하고, 러시아측은 북에 임대하는 조건으로 토지를 분양한다는 방침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 북은 러시아에 함경북도 온산 구리광산 개발허가를 조건으로 라선경제특구와 청진, 탄천 및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역에 전력공급 가능성 타진했다고 러시아 극동개발부가 27일 전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온산 구리광산의 매장량은 공개하지 않은 채 오는 8월 1일까지 계획서가 작성될 예정이라고만 발표했다.

□ 러시아 국영수력발전회사인 ‘루스기드로’의 예브게니 도드 이사회 회장은 27일 리아 리아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첫 단계 라선 경제특구에 60MW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논의되고 있으며 2년 뒤부터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드 회장은 “러시아의 관심은 투자 자금이지 유용광물에 있지 않다”며, “이 사업을 위해 러시아와 북한은 각각 15억 루블(313억원), 20억 루블(417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전체 전력망 길이는 63km로 러시아 접경에서 라진까지 45km, 연해주를 따라 18km선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 극동개발부 공보처는 27일 북러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 7차 총회를 마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 '세베르' 회사가 주철 생산용 석탄 공급과 관련해 연간 2천만 달러 규모의 석탄을 북한에 공급하기로 북한 철수출입연맹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북한은 ‘세베르’로부터 공급받은 석탄으로 주철을 생산해 이 회사에 역공급하기로 했다.

이밖에 북의 철 생산을 위한 냉간 압연을 위해 약 1,500만 달러 규모의 설비 공급 문제가 논의됐다.

□ 러시아 국영 지질탐사기업을 통합하는 '로스게올로기야'사가 동·서해 대륙붕을 포함한 북측 지역에 대한 지질탐사 작업을 실행하기로 했다.

공개된 북·러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 7차 총회 의정서에 따르면, 동·서해 대륙붕에 매장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원유, 가스 지질 탐사 수행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가스프롬사가 북과 공동으로 천연가스 탐사, 채굴 사업안 타진에 관한 관심을 표명한 내용도 들어 있다.

이밖에 로스게올로기야는 북측 북부지역에 매장된 텅스텐, 몰리브덴 산지 탐색, 평가, 개발 작업과 니오브, 탄탈 금속 탐색 및 철광산지 보유량 재평가 작업을 실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륙붕을 포함한 북측 영토 지질, 지리학적 연구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은 이번 사업의 목적인 동시에 에너지 협력에 관심 있는 러시아 투자기업들의 필요에 의해 진행되는 작업이라고 스푸트니크는 전했다.

□ 북한이 27일 북·러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 제7차 회의에서 러시아 극동지역 전력생산기업 '라오 에스 보스토카'의 지원을 받아 풍력발전소 건설을 포함한 러시아와의 에너지 분야 협력강화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타스통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양국은 에너지 프로젝트 연구를 위해 한반도 에너지 공급 현실화 방안 연구 전문가 그룹을 조직할 예정이다.

북측은 “실질적인 성과물을 가져올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원활한 에너지 협력에 기대를 표시했다.

북측 석유산업성 대표단은 양국 정부간 회의가 끝나기 전에 가스프롬과의 협상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다.

□ 북측이 올해 말까지 5만톤 밀 수입과 관련, 러시아로부터 유리한 신용차관을 기대하고 있다고 27일 리룡남 북한 대외경제상이 제 7차 북러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 총회에서 말했다.

북측은 루블화로 무이자 차관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만일 다른 통화로 결제할 경우에는 연 1~4%의 이자율을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상환 기간은 곡물 공급이 끝난 후 10년이 지나 상환을 시작해 5년 내 현금으로 상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고 한다.

27일 평양에서 갈루슈카 장관과 리룡남 대외경제상이 의정서를 체결했는데, 이에 따르면 올해 2월 러시아 재정부가 북에 식량차관 문제에 대한 양측 공동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에 식량을 공급하는 문제와 북의 지불능력에 관한 문제를 계속 협상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러시아 극동지역 연방 개입펀드가 보유한 곡물과 농산물 식품 5억 4천 9백만 루블(약 112억원) 상당, 4만 6천 톤 이상이 평양에 공급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 북·러 양국이 일련의 식품에 한해 식품위생증서를 상호 인정하기로 했다고 26일 갈루슈카 장관과 리룡남 대외경제상이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열매 채소를 포함한 채소류, 해산물, 어류, 해양생물자원식품 등의 무역거래시 상호 식품위생증서를 인정하기로 러시아 농산물감독청과 북측이 합의했다.

갈루슈카 장관은 이번 합의가 양국간 무역량 증대에 실질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앞으로 이 사업의 진척은 무역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 북·러 양국은 합작 회사인 나선콘트라스에 모든 지원을 제공하기로 하고 북측 나진항의 운송량 증가와 관련해 북측 철도에 연결되는 러시아의 열차 운행구간 우선순위를 보장하며, 한해 5백만톤 규모 운송량의 북·러 철도연결지점 구간 운행 보장을 위해 열차 운행을 최적화하기로 27일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측에서는 안전보장 목적과 정기적인 열차 운행을 위해 빠른 시일내에 통합운용제어센터의 질 높은 운영을 위해 개선 조치를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북·러공동위원회 회의에서는 또한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교통 허브 프로젝트 구현을 위한 남·북·러 삼국 사이의 협상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 러시아가 북측 정유 공장을 현대화 할 계획이라고 원유 운송 및 생산 가공 장비를 공급하는 안드레이 타뇨르 러시아 베야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27일 밝혔다.

타뇨르 대표는 회의에 참석해 “Veya Investments 회사는 북한 신회리에 있는 정유공장 현대화에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투자와 장비를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확인했다.

□ 러시아는 북·러기업협회의 제안에 따라 연해주 하산과 북을 잇는 국경지역에 자동차용 부교 건설과 관련한 설계 작성에 들어갔다고 27일 러시아 극동개발부가 전했다.

갈루슈카 장관은 현재 러시아와 북이 두만강을 통과하는 철도연결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베리아 교통로와 북한 철도, 그리고 바이칼-아무르 간선도로를 잇는 것은 이 프로젝트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쪽에서는 2018년까지 철도 연결과 관련한 개·보수 및 준비를 마칠 계획이며, 올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바이칼-아무르 횡단 철도 현대화에만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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