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통선평화교회 이적 목사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9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삼청교육대 전력을 문제삼아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제공-민주주의수호와 공안탄압 저지를 위한 피해자 농성단]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1980년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감호소 생활까지 3년동안 고초를 겪었던 민통선평화교회 이적 목사가 당시 자신이 겪었던 피해사례를 폭로하고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지난달 8일부터 대북전단 살포저지운동에 대한 보복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서울시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7층 인권센터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 목사는 9일 오후 농성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자가 1980년 당시 삼청교육대의 교육대상자를 분류하는 내무분과위에서 과장급으로 근무했다며, '자기는 한일이 없다'는 이 후보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목사는 "이완구씨가 정말 총리가 되고자 한다면 '내가 삼청교육대를 입안·작성한 실무자다'라고 반성하고 '내가 만일 국무총리가 된다면 그 당시에 다치거나 사망했던 사람들, 그리고 아무 죄없이 젊음을 감옥에서 보냈던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법안을 마련하겠다'라는 정도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1988년 5공특위청문회에 출석해 삼청교육대에 대한 피해자 증언을 했던 이 목사는 "이완구 씨가 국보위 내무분과위에서 서류작업이나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이고 A,B,C,D 등급으로 교육대상자를 나눴던 부서가 바로 그가 속해있었던 내무분과위였다. 내무분과위에서 피해자들을 직접 사지로 내몰았다"고 폭로했다.

이 목사는 "(삼청교육대에서)멀쩡한 양민들을 깡패로 둔갑시키고 출소 후 많은 피해자들이 정신병자로 또는 불구자로 지금도 살아가고 있다"며, "그가 총리가 되면 과거 전력대로 온 나라를 '삼청교육대'로 만들어 언론의 입을 틀어 막고 거슬리는 인물들을 무조건 잡아들이는 정치보복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농성중에 뜻하지 않게 이 씨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농성을 하게 된 계기도 "애기봉등탑 반대운동이나 대북전단 살포 반대운동은 양심적인 교회에서 지역주민들을 보호하고 남북관계에 평화를 파탄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평화선교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이 사안을 농성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32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농성단은 지난 5일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등 종교·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공안탄압분쇄범국민대책위원회' 1차 모임을 갖고 오는 12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예홀'에서 '공안탄압 피해자 증언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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