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29일,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미 간에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대화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2일 '소니해킹사건'을 빌미로 대북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22일에는 '북한 붕괴'를 거론하면서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엇박자'가 부각된 상황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사직로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만나 "우리는 지역 내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북한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빛 샐 틈도 없다"고 밝혔다. "우리 모두는 한반도 비핵화와 민주적 과정을 통한 통일에 합의했다."

셔먼 차관은 "이 나라는 내 마음 속에 특별한 장소"라고 3년 만의 방한 소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더 빨리 오고 싶었으며, 앞으로는 이 곳에 더 자주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어느 때보다 한미동맹이 튼튼하다고 평가받는 시기에 방한했다며, 한.미 간에는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전혀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동맹이 대북 억지동맹을 넘어 지역,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순방의 일환으로 28일 중국을 거쳐 방한한 셔먼 차관은 조 차관과의 회담 외에 윤병세 장관,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규현 청와대 안보실 1차장 등 고위당국자와 전문가 등을 만난 뒤 오후에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셔먼 차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 대북정책조정관으로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조명록 북한군 차수의 교차방문을 성사시키고, '북미공동코뮈니케'를 도출했던 주역이다. 오바마 행정부 들어 정무 차관으로 국무부에 복귀한 뒤에도, 정기적으로 북핵 동향 보고를 받는 등 북한 문제를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는 외교부 정문 앞에서 셔먼 차관 방한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하루빨리 북한 변화(붕괴) 유도를 포기하고 남북대화 지지, 북미대화, 6자회담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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