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4조치 해제를 위한 경협·종교·시민단체 연대'는 13일 광화문광장에서 '5.24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촉구를 위한 남북경협 기업인 선언'과 이를 위한 화요캠페인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무기한 캠페인에 돌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어느때보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연초에 '5.24조치 해제를 위한 경협·종교·시민단체 연대'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5.24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촉구를 위한 남북경협 기업인 선언'과 이를 위한 화요캠페인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 이날부터 무기한 캠페인에 돌입했다.

'5.24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화요캠페인'(화요캠페인) 첫 주관단체인 서울겨레하나 신미연 사무국장은 "5.24조치는 단지 남북경협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해 활동해 온 모든 종교, 시민사회단체들의 문제이며, 한반도 평화번영을 바라는 모든 국민들의 바램"이라며, "오늘부터 5.24조치가 해제되는 날까지 매주 화요일 정오 이 자리에서 남북경협인들과 함께 5.24조치의 모순과 폭력성을 알리기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캠페인 계획을 발표했다.

▲ 신미연 서울겨레하나 사무국장은 이날부터 5.24조치가 해제되는 날까지 매주 화요일 정오 광화문 사거리 사랑의열매탑에서 남북경협인들과 함께 5.24조치의 모순과 폭력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신 국장은 "그간의 남북교류는 우리 사회에 인권, 자유, 평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가치가 우리 사회에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시간들이었다"며, "5.24대북제재로 인해 이 모든 것들이 몰살당했다"고 말했다. 특히 5.24조치로 인해 "1,100 여개에 달하는 남북경협업체와 5,000여 명의 개성공단 입주자와 협력업체들이 부도, 파산으로 내몰렸다"며, 이것은 "기업이 투자한 곳에 국가가 강제몰수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며, "자본주의 사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남북경협기업인들은 160개 기업 명의로 선언문을 발표해 "이제 5.24조치 해제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남북의 상생을 위해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정부는 일부 기업들의 예외를 인정하는 식이 아니라 남북경협 기업 모두의 사업재개를 위해 5.24조치를 조건없이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말 남-북-러시아간 3각물류 협력사업으로 진행된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시범사업을 위해 정부가 '5.24조치 예외'를 선언한 것은 "남북관계가 열리던 초창기부터 남북경협의 선두주자로 헌신하다 5.24조치로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 남북경협기업들의 피와 땀, 눈물을 외면한 채 일부 대기업에게만 특혜를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5.24조치 발표 이후 5년이 지나도록 북한에 대한 투자가 불허되면서 모든 경제협력은 중단됐고 왕래와 접촉마저 금지되어 시설, 설비 등이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지 점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북투자, 교역, 금강산관광 기업 1,000여 곳 중 약 80% 이상이 사실상 휴·폐업상태라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 기업의 빈자리를 중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힘 안들이고 차지해, 북한의 피해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당한 직접 피해액만도 15조 8,239억원에 이른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 이선영 케이제이엔터프라이즈 대표, 이종흥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왼쪽부터) 등 경협기업인들은 조건없는 5.24조치 해제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분단 70년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조언을 드린다"며, "하루 빨리 백해무익한 대결과 대치국면에서 벗어나 남과 북이 대화와 소통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함께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경협 기업인들은 노태우 정부의 7.7선언, 민족공동체정책 , 김영삼 정부의 남북민간경협활성화정책, 김대중 정부의 6.15공동선언과 개성공단·금강산관광개발, 노무현 정부의 남북교류협력활성화 정책 등 4개 정부의 대북 정책이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민족동질성 회복, 통일의 길로 나가고자 하는 올바른 대북 방향임을 신뢰하여 대북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종흥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본 후 "허탈감 뿐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고 "더욱 분개한 것은 정부의 일관성없는 대북정책"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나진-하산에 대기업 3개사를 참가시켜서 사실상 5.24조치를 해제했고 개성공단에서도 입주경영을 하고 있는데 왜 자신들과 같은 영세한 기업들은 안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우리가 경영을 잘 못해서 사업이 중단되고 피해를 본 게 아니라, 정부정책에 순응하다가 정부정책에 따라 닫혀서 지금까지 가지도 못하고 있다"며, "7년동안 시설물 점검을 위한 방북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런 정책을 어떻게 납득하라는 말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앞서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은 "얼어붙은 남북의 벽을 녹여내고 한민족으로 물꼬를 열어내는 가치있는 몸짓으로 남북경협이 활성화되길 바란다"는 덕담으로 여는 말을 시작했다.

▲ 이날 참석자들은 남북경협기업인 선언을 통해 한국경제의 미래와 남북의 상생을 위해서도 5.24조치 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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