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차석대표인 신재현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이날 오후 '통일의 외교.안보 효과와 2015년 한반도.동북아 정세 전망' 학술회의에 참석,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현재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 중이나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곧 김정일 3주기이고,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될 것이다. 내년은 조선노동당 창당 70주년이다. 김정은이 탈상 이후 자기의 체제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대내 결속 등을 위해서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2006년부터 3년 주기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왔다. 2015년에도 발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국방부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듯, 북한이 내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라고 공언하고 있다"며 중.러와 이에 대비한 외교적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정준희 통일부 정세분석국장은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내년 남북관계를 전망했다.2015년이 '꺾어지는 해(노동당 창당 70주년, 광복 70주년, 남북정상회담 15주년)'라는 데 주목하면 긍정적 시나리오가 나온다. 정 국장은 "북한이 내년에 행사를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잔치에는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이 남한을 쳐다볼 여건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부정적 시나리오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뒷받침할 권력구조 만들기와 관련 있다.
정 국장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부친이 짜놓았던 '장성택-리영호 체제'를 내친 후, 이를 대체할 '분할통치(Divide & Rule)' 조합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군 인사들에 대한 잦은 강등과 복권, 최근 혈족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빨치산 그룹' 중용 배경이다.
정 국장은 내년에도 최적의 조합이 맞춰지지 않을 경우, 북한 권부 내에서 충성경쟁이 격화돼 강경파들이 득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발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정 국장은 "지난해 개성공단 폐쇄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2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국립외교원과 통일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등 외교안보통일 관련 4개 국책연구기관이 공동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