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평양출판사가 출간한 <조선의 사계절 민속>도 우리 민족의 겨울맞이 풍속가운데서 중요한 것의 하나는 김장을 담그는 것이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치는 우리 민족이 제일 좋아하는 민족음식의 하나입니다”라고 말한 것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김치는 우리 민족이 제일 좋아하는 부식물의 하나이며 우리나라의 민족음식 가운데서 가장 특색 있는 음식입니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김치는 매끼 밥상에 올랐으며 조선 사람들은 김치를 먹지 않고서는 못살 것 같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잔치 때나 명절날과 같이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차릴 때는 물론이고 간단히 몇 가지 음식만을 차릴 때도 음식상에 김치만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또 기름진 음식을 먹고는 김치로 입가심을 하였으며 떡이나 지짐을 먹고도 김칫국을 마셔야 더 맛있어 했습니다.

그런 김치를 담그는 시기가 바로 이때인 데요, 김일성 주석은 “예로부터 조선사람들은 김장문제를 매우 중시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김치는 절반량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김장을 담그는 시기를 김장철이라고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한해 농사를 끝내고 겨울을 맞는 때인 10월에 김장을 담갔는데 이때를 김장철이라고 했습니다. 이때 담가놓은 김치는 양식의 절반이라고 했으며 따라서 김치를 잘 담가놓아야 겨울을 잘 날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의 사계절 민속>에는 김치의 유래와 ‘김치’라는 단어의 유래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우리 민족이 김치를 담가 먹기 시작한 것은 아득히 먼 옛날의 일로 조상들은 원시시대부터 산나물을 뜯어먹거나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철에도 먹을 수 없는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캐어다 둔 채소들은 얼마 못가서 시들거나 썩어버리곤 했는데요, 그러던 중 소금기 있는 물에 잠겨있는 남새가 시들지도 썩지도 않고 오랫동안 싱싱하게 남아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채소를 소금에 절이는 방법을 생각해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김장의 시작이라고 하는데요, 채소를 소금에 절여두니 못쓰게 되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었으며 또한 짭짤하게 간이 들어 먹기도 좋았습니다.

채소를 소금으로 절이는 방법을 알게 된 사람들은 점차 소금절임이 더 잘되게 하였고 소금물을 진하게 해 거기에 담가 먹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것을 ‘소금물에 잠근 남새’라는 뜻에서 후세에 ‘침채’(沈菜)라고 부르게 되었고 그 후에는 채소를 소금물에 절여 초절임한 다음에 다시 소금으로 간을 맞춘 국물을 많이 부어 일정한 기간 익혀서 먹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것을 ‘싱거운 김치’라는 뜻에서 ‘싱건지’라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채소를 소금에 그냥 절이던 것으로부터 소금물에 담그는 단계를 거쳐 국물을 많이 부어 만드는 방법으로 발전해왔으며 그런 과정에 우리의 독특한 민족음식의 하나인 김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전통이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면서 ‘침채’라는 말의 ‘침’은 ‘김’으로, ‘채’는 ‘치’로 발음이 변화되었으며 어느덧 ‘김치’라는 말로 굳어지게 된 것이라는 것이 <조선의 사계절 민속>의 설명입니다.

김치는 수 천 년 동안 전해져 내려오면서 그 조리방법이 끊임없이 발전하였으며 종류도 많이 늘어났는데요,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김치의 종류가 17세기에 34가지였던 것이 18세기에는 무려 60여 가지로 늘어났습니다. 대표적인 것만 꼽아도 통배추김치, 동치미, 석박지, 보쌈김치, 깍두기, 갓김치 등이 있으며 그밖에도 무청김치, 나박김치, 가지통김치, 어육김치, 전복김치, 죽순김치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김치를 담글 때 여러 가지 양념감들을 쓰게 되면서 그 독특한 맛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었고 종류도 더 다양해졌습니다. 원시시대와 고대로부터 써온 것은 마늘이었으며 그 후 중세에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그것도 주요 재료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파, 생강, 조피, 유자, 청각 등과 함께 배, 밤과 고기도 넣었으며 조개류와 새우, 조기, 준치, 가자미, 오징어 등으로 만든 젓갈을 넣어 맛을 돋우었습니다.

이런 양념감들을 알맞게 섞어 담글 때 비로소 우리 민족음식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김치의 고유한 맛과 영양가와 약효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랜 창조적인 경험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조금씩 달리하여도 각양각색의 김치가 만들어지게 되며 따라서 사람들은 흔히 “김치맛은 담그는 사람의 손맛에 관계된다”고까지 말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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