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수산부문 열성자회의 개최와 수산업 현지지도 그리고 올해 신년사를 통해 수산업 발전을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첫 군부대 현지지도, 수산사업소 조직 지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들어 첫 현지지도한 군부대에서 인민군대에 수산사업소를 조직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534군부대에서 새로 건설한 수산물냉동시설을 돌아보았다”면서 “전국의 육아원, 애육원, 초등 및 중등학원, 양로원들에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보장하는 수산사업소를 인민군대에 조직할 데 대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을 현지에서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이들에게 물고기를 하루에 300그램씩 꼭꼭 먹이려면 연간 그 수량이 얼마나 되겠는가를 몸소 수첩에 계산까지 해보았다”면서 김 제1위원장이 취약계층을 꼼꼼히 챙기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처럼 김 제1위원장이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군 수산사업소 건설을 지시한 것은 수산물이 증산됨에 따라 이 혜택을 군인에서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돌리려는 국가적 조치로 볼 수 있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수산업 증산을 위한 국가적 대책 마련도 강조했다.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수산부문을 추켜세우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수산부문에서는 최고사령관 명령을 결사관철하여 물고기대풍을 마련한 인민군대 수산부문의 모범을 따라 고깃배와 어구를 현대화하고 과학적 방법으로 물고기잡이 전투를 힘 있게 벌려 포구마다에 만선의 뱃고동 소리가 높이 울리게 하며 바닷가양식도 대대적으로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건군 이래 첫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 개최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북한 건군 이래 처음으로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가 열렸으며, 이와 관련된 각종 행사와 이벤트가 있었는데 김 제1위원장은 매 행사에 참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26일 평양에서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가 열렸다며 이번 회의가 건군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임을 강조했다. 이 회의에는 각 군부대 수산사업소 지배인과 선장, 모범적인 어부들이 참석했다.

이들 군부대 수산사업소 종사자들은 12월21일 평양에 도착해 고려호텔에 묵으면서 닷새 동안 평양시내를 유람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은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가 끝난 후 이들 참가자들을 노동당 청사에 불러 표창 수여식에도 참석해 직접 상을 수여했으며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김 제1위원장이 표창을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수여했다고 한다.

게다가 보통 표창 수여행사가 인민문화궁전이나 평양체육관에서 열리던 것에 비해 노동당에서 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의미를 뒀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말일인 12월31일에는 김 제1위원장의 선물을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 참가자들에게 전달하는 모임이 관계부문 일꾼들, 인민군대 수산부문 일꾼들, 선장, 어로공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대미를 장식했다.

고깃배 4척 수산사업소에 전달

이에 앞서 통신은 지난해 12월16일발에서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313군부대 관하 8월25일수산사업소를 현지지도했다”면서 “8월25일수산사업소에 현대적인 4척의 고깃배를 보내주시었으며 지난 5월27일 이곳을 찾으시고 풍요한 가을처럼 바다에서도 물고기대풍을 안아오라는 의미에서 고깃배들의 명칭을 가을의 상징인 ‘단풍’호로 달아주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수산사업소가 이들 ‘단풍’호로 고기잡이를 해 지난 시기 한해에 물고기를 1,000톤밖에 잡지 못하다가 6개월 동안에 4,000여 톤을 잡아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고 부각시키기도 했다.

또한 <노동신문> 지난해 12월19일자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이 12월18일 인민군 허철수소속부대에 어선을 보내는 전달 모임이 있었다.

이외에도, <노동신문>은 지난해 5월28일자에서 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313군부대 관하 8월25일수산사업소를 현지지도하면서 5월7일 선물한 고깃배 4척에 ‘풍요한 가을처럼 바다에서도 물고기대풍을 안아오라’는 의미를 담아 각각 ‘단풍’ 1~4호로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알렸다.

<노동신문>은 이틀 전인 지난해 5월26일자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639군부대 관하 동해후방기지를 현지지도했다면서 “인민군 제639군부대 관하 동해후방기지는 성능이 높은 고깃배들과 능력이 큰 냉동 및 절임설비들, 튼튼한 배수리기지를 갖춘 현대적인 수산물생산기지”라고 알린 바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수산업 발전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렇다면 최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수산업 발전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언론에서 북한이 최근 수산업 발전을 강조하는 것을 장성택 숙청 사건과 연결 짓고 잇다.

그 요지는 장성택 세력이 오랜 기간 수산업을 장악하고 외화벌이로 이권을 누렸으며 수산업 권한을 군으로 돌리라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불복해 군과 무력충돌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이 수산업에서 장성택 세력 청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군의 주도 하에 수산업을 군과 주민의 생활을 개선할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분석은 ‘무력충돌’ 운운이 불확실하며, ‘수산업을 주요 산업으로 육성’ 부분도 설득력이 약하다.

아울러, 김 제1위원장이 장성택 처형 사흘만인 지난해 12월15일 동해에 있는 제313군부대 관하 8월25일수산사업소를 현지지도한 것을 두고 장성택 세력 청산의 마무리 신호로 해석하는 데 이 역시 근거가 희박하다.

이보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라는 견해가 있어 주목된다.

최근에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인사는 방북 때 북측 인사로부터 들었다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차 안에서 숨을 거둘 때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사인한 문건이 ‘인민들에게 충분한 물고기를 보장할 데 대하여’였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수산업에 신경을 쓰는 것은 부친의 유훈을 잇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애 마지막으로 서명한 게 물고기대책 관련 문건이기에 결과적으로 수산업 발전이 유훈으로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김정일 유훈’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부고 발표 사흘 후인 2011년 12월22일 평양을 방문한 정기열 중국 청화대학교 초빙교수가 당시 북녘동포들이 당한 대국상 기간의 모습들을 통일뉴스에 기고(2012년 1월18일자)한 다음과 같은 내용에서도 확인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서거 이틀 전인 “12월15일 함남을 현지지도”했다. 그는 다음 날 12월16일 곧 서거 전날도 “끝없는 현지지도”의 길에 있었다. 그날 김 위원장은 “새해를 맞는 수도평양을 비롯 대도시들에 충분한 물고기를 보장할 데 대한 사업”과 관련 “동해안 수산물” 현장을 “현지지도”했다. 그곳은 아마도 김 위원장 생의 “마지막 현지지도” 장소로 역사에 기록될 것 같다. 그는 그곳에서 생의 “마지막 과업지시”가 된 듯싶은 물고기대책 관련 서류에 “마지막 수표”를 하곤 곧 바로 함경남도(함남)로 다시 떠날 채비를 서둘렀다. 당시 “잠시의 휴식도 없이” 또 다시 함남으로 떠나려는 그를 동행한 “책임간부들과 주치의들이 진정을 다해 말리고 또 말렸다”고 한다.

한편, 재일 <조선신보>는 2012년 3월5일자에서 평양 보통강구역의 영웅거리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건설 중인 갖가지 수산물과 육고기류를 판매하는 고기상점이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김정일 유훈’인 몇 가지 근거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수산업 발전 강조가 장성택 숙청보다는 ‘김정일 유훈’에 더 근접함은 다음 몇 가지 근거에서 유추할 수 있다.

먼저, 김 제1위원장의 수산업 발전 강조가 이미 장성택 처형 이전에 이뤄졌으며, 김정일 사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은 이미 지난해 5월26일경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애 마지막 현지지도 현장인 ‘동해안 수산물’인 듯한 인민군 제639군부대 관하 동해후방기지를 현지지도한 바 있다.

또한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5월27일 인민군 제313군부대 관하 8월25일수산사업소를 찾아 5월7일 선물한 고깃배 4척에 ‘단풍’호 이름을 붙여주며 물고기대풍을 독려한 바 있다. 그때 김 제1위원장은 4,000톤의 물고기를 잡으면 지배인에게 편지로 기쁜 소식을 꼭 알려달라고 말했는데 이 사업소가 6개월 동안에 4,000여톤의 물고기를 잡자 지배인이 편지를 보낸 것이다. 그래서 김 제1위원장이 6개월 만에 이뤄진 그 약속에 따라 지난해 12월15일 이 수산사업소를 방문한 게 된다.

김 제1위원장의 수산업 관련 독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2012년이 아니라 2013년부터 집중적으로 시작된 이유는 2012년엔 가장 큰 유훈이랄 수 있는 ‘인공위성 발사’가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김 제1위원장이 수산부문 현지지도 등에서 대원수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염원임을 시사한 점이다.

<조선중앙통신> 지난해 12월27일발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노동당 청사에서 열린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 참가자들에 대한 표창 수여식에서 “당의 전투명령을 빛나게 관철한 인민군대 안의 수산부문 전투원들에게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마음까지 합쳐 진심으로 되는 축하와 뜨거운 감사를 준다”면서 “군인들에게 물고기를 정상적으로 먹이시려고 그처럼 마음 쓰신 위대한 대원수님들(김일성, 김정일)의 염원을 풀어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16일발에서 김 제1위원장이 군 제313군부대 관하 8월25일수산사업소 현지지도차 물고기절임창고와 물고기냉동저장실을 보고는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 이 흐뭇한 광경을 보여드리면 얼마나 좋았겠는가고, 군인들이 배불리 먹는다는 보고를 받으실 때면 너무도 기쁘시어 눈물을 흘리시던 장군님 생각이 난다고 뜨겁게 말씀하셨다”고 알렸다.

<노동신문>도 지난해 12월21일자 정론에서 “지난 시기 한해에 물고기를 1천 톤 밖에 잡지 못하던 사업소에서 6개월 동안에 4천여 톤을 잡은 것은 변이 나는 해에 안아온 보기 드문 물고기풍년, 물고기사태”라며 “병사들에게 물고기를 마음껏 먹이려는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한 평생의 염원이 빛나게 실현된 역사의 사변”이라고 평한 것이다.

셋째, 따라서 김 제1위원장이 12월15일에 행한 8월25일수산사업소 시찰은 일부 언론들이 분석한 ‘장성택 처형’ 직후라는 표현보다는 ‘김정일 2주기’(12월17일)에 즈음한 유훈 관철 사업으로 봐야 한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5월27일에 이어 12월15일에 8월25일수산사업소를 다시 방문한 것은 6개월 만에 4,000여 톤의 물고기를 잡은 것에 따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렇게 보면 ‘김정일 2주기’ 후, 건군 이래 처음으로 열린 군 수산부문 열성자회의 역시 ‘김정일 유훈’ 관철 사업으로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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